쇼핑아울렛, 대안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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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상인들 얼굴에 그늘이 가득하다. 그늘진 얼굴은 단지 경제불황 때문만이 아니다. 제주도와 제주개발센터가 쇼핑아웃렛 대규모 단지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공항 면세점이 들어서서 영세 토산품가게들이 문을 닫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주지역에 쇼핑아웃렛이 들어서면 중소 상가 점포들이 문을 닫게 될는지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아름다운 제주섬에 쇼핑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함이라는 도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아무리 경쟁력시대라고 하지만 경쟁할 게 따로 있지 않을까?

10평, 20평에 옷가지, 생활용품들을 진열해놓고 고객을 기다리는 소상인들의 심정을 그들이 알기나 할까?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라는 거대 공사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이름 하에 소상인들의 밥줄을 아예 끊어버리려 한다는 주장은 단순한 주장이 아니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목소리인 것이다.

만약 계획대로라면 10만평 단지에 대규모 쇼핑아웃렛이 제주에 들어서게 된다. 그에 따르는 소용돌이는 적어도 소상인들에게는 초대형 태풍일 것이다.

첫째, 소상인들이 수천.수억원씩 점포(권리금+점포세+인테리어시설비)에 들인 경비는 자가 운영자금만은 아닐 것이다. 은행에서 빌려 쓰는 돈이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대규모 쇼핑아웃렛이 들어설 경우 지역상권 붕괴와 동시에 연쇄부도가 일어날 게 뻔하다.

둘째, 개발센터는 고용증대효과가 731명이나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눈 가리고 하늘을 보는 주장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수만명에 이르는 소점포 업주와 종사원들의 갈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직업을 잃게 되는 소상인들과 종사원들, 이에 대한 대안은 과연 있는 것인가?

셋째, 과연 쇼핑아웃렛 매장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얼마나 할까 하는 것이다.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개장한 제주경마장이 도민들의 오락장으로 전락했듯이 결국 쇼핑아웃렛도 도민들의 소비만 조장하는 대형 백화점에 불과할 것이다.

물론 관광의 주목적에는 쇼핑도 한몫을 한다. 그러나 제주도는 아주 작은 도시다. 그래서 대기업들도 제주도 인구 50여 만명을 가지고는 국내 브랜드 영업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시장을 포기하는 것을 늘 보고 있지 않은가.

지난 5월 29일 쇼핑아웃렛 심포지엄 현장에서 소상인들이 현수막 시위를 벌인 것도 앞날이 캄캄한 생계문제 때문이다. 요즘 제주지역 소상인들은 4년에 걸친 감귤값 하락과 외환위기보다 더 심한 국가경제 위기 때문에 사흘이 멀다하고 수십 곳이 문을 닫고 있다.

이렇게 어려울 때 제주도와 개발센터가 소상인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정책을 내세워야 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책임이 아닌가. 백번 양보해도 지금 이 시기에 쇼핑아웃렛을 추진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먼저 중.소상인들을 살려내라.

그 다음에 쇼핑아웃렛인지 대형 백화점이든지 논의하라. 국제자유도시는 우선 지역주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 목적임을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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