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마모족과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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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富)의 기원’에선 두 부족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는 브라질 국경지대 숲에서 채집과 수렵으로 생활하는 야노마모족이고, 다른 하나는 뉴요커(뉴욕시민)다. 2001년을 기준으로 1인당 평균소득은 야노마모족이 90달러, 뉴요커가 3만6000 달러로 400배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두 부족의 삶의 수준 차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는 대개 소득 수준 차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에릭 바인하커의 생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에 따르면 야노마모족이 설령 뉴요커의 소득을 벌어들이더라도 그 돈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고작해야 새 오두막을 짓고, 토끼 등 사냥감을 사는 정도다.

반면 뉴요커는 자신의 소득 범위 내에서 엄청난 것을 고를 수 있다. 대형 마트에만 가도 수십만 가지의 물건들이 쌓여있다. 음식점 수, 극장, TV채널 등 서비스 부분도 엄청나다. 따라서 뉴욕과 야노마모 경제는 400배가 아니라 수억 배의 차이가 난다는 게 바인하커의 주장이다. 현대인의 삶이 봉건시대 왕들의 삶보다 낫다는 비유는 이 때문에 유효한 셈이다.

▲바인하커의 경제 모델은 관광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부유한 관광지’는 관광 상품이 많은 곳이다.

예를 들면 야노마모족이 사는 곳의 상품은 오지 탐험 정도밖에 없다. 반면 뉴욕에는 다양한 체험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품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는 뉴욕이 문화예술로만 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소득 차이 때문인지 야노마모족은 뉴요커보다 특정 시점에서 사망할 확률이 8배나 높다고 바인하커는 말하고 있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 세계 평화의 섬, 세계자연유산으로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어도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지 않은 것은 빈약한 관광 상품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제자유도시로 거듭났다면 그에 걸맞은 상품을 내놓아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는 관광에 대한 패러다임이 제때에 변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문 탓이다.

제주가 야노마모족처럼 우리만의 세상을 고집하거나 현재에 만족한다면 모를까 세계적인 관광지를 꿈꾼다면 뉴욕처럼 세계 최고의 관광지가 갖춘 상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된다는 사고로는 내놓을 상품이 없음도 알아야 한다.

<현창국 e-news 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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