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도시 교육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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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바 있어 영어가 자유롭게 통용되는 싱가포르와 홍콩은 아시아에서 가장 국제화돼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해마다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경제자유도, 정부 경쟁력에서 항상 1, 2위를 다툰다. 이들 도시국가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21세기 아시아의 첨단정보도시(사이버센터)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통의 중심이자 금융의 중심인 상하이는 세계화 전략을 통해 이들 도시국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상하이는 이제 중국 대륙을 대표하는 마케팅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는 경쟁력 확보, 나아가 선점을 위해 교육 문제에 최우선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해외연수단은 국제자유도시 교육부문 자료 수집을 위해 지난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싱가포르 교육부, 홍콩 한국국제학교, 웨스트 아일랜드 스쿨(West Island School), 중국 상하이시 교육위원회 등을 방문했다. 해외연수단과 동행하며 취재한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의 교육제도와 특징 등을 살펴본다.


(싱가포르)
다인종 국가인 싱가포르가 서울특별시 정도의 좁은 땅에 자원이 거의 없으면서도 짧은 기간에 세계의 부국으로 자리잡은 것은 오로지 교육의 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MOE)는 나라의 미래가 국민 개개인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확신, ‘생각하는 학교, 학습하는 국가(Thinking Schools, Learning Nation)’를 21세기 교육 지침으로 내걸고 교육을 철저히 강조하고 있다.
도시국가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철저한 기술교육과 적자생존식 교육방식을 선택, 21세기 아시아의 첨단정보도시로 부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특히 1965년 초대 총리 리콴유는 대다수 중국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어를 제1외국어로 정해 전 국민의 영어 실력 향상에 주력했다.
이렇다 보니 싱가포르에서는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하다못해 채소가게 주인이나 인부들도 영어를 구사해 오늘날 국제금융도시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싱가포르 교육은 실용 위주로 이뤄진다. 유치원부터 언어와 컴퓨터 교육을 중시한다. 학생들이 초등.중등.대학의 교육과정을 거치는 동안 다음 단계의 학교를 결정하는 것은 앞 단계의 졸업시험 성적이다.
어릴 때부터 능력을 구분해 그에 맞게 교육한다. 6년간의 초등교육을 마친 뒤 싱가포르 캠브리지 일반고사(GCE)라는 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이 사실상 장래를 결정한다. 중상위권 학생은 특수 또는 특별 중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일반중학에 진학한다. 중학과정을 마친 뒤 또 시험을 치러 최상위권 학생은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전문대와 이.공대에 진학한다. 사회인에 대해서도 각 회사 매출액의 2%를 기금으로 받아 재교육한다.
학생의 진로를 보면 △중등학교 졸업생의 50%는 실업고교로 △30%는 군대 및 공공서비스 분야로 △나머지 20%는 전문대 또는 싱가포르 국립대나 난양공대에 진학한다.
리홍렝 싱가포르 교육부 대외협력처 부국장은 “영어는 기본이고 모국어는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며 “정보화교육의 조기화에 힘써 대부분 유치원에서 원아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네 살 때부터 컴퓨터를 접한다”고 말했다.


(홍콩)
156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으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국제화된 홍콩에서는 외국인이 지내는 데 언어 문제로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다. 홍콩의 안내 전화인 1081번을 돌리면 교환원이 영어로 응대하고, 관공서에선 99% 영어가 통한다.
1997년 7월 주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홍콩은 영어와 광둥어를 공식 언어로 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든 공문서는 물론 팸플릿, 선전벽보까지 영문과 중문이 병기된다.
그러나 중국 귀속 이후 교육정책이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으로 흐르면서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에 국가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인들 사이에서는 교육 포퓰리즘이 인재 확보를 막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홍콩 정부는 급기야 엘리트 교육의 부활을 선언했다.
홍콩 정부는 교육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각급 400여 학교에 외국인 영어교사를 채용하고 앞으로 수년간 각급 학교 교사 등 8000여 명의 인력을 학교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교육제도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예과, 대학으로 나눌 수 있다. 중학교 진학은 SSPA라는 교육부의 시험과 초등학교 5학년 성적과 6학년 학능체험성적에 따라 지원서를 쓰게 되며 그에 따라 교육부가 컴퓨터로 배정을 한다.
중학교는 학교의 수준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뉘고 기본적으로 성적이 좋은 학생은 좋은 학교에 배정된다.
따라서 홍콩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매 학기 3~4차례의 엄격한 시험을 본 후 학기말 ‘1등부터 꼴찌까지 줄세우기’를 강요당한다. 매년 대학진학시험 후 소방관들이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 홀로 선 수험생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아찔한 풍경도 홍콩에서는 일상사다.
이 때문에 학교 수업시간 또한 우리보다 길고, 과도한 과제물로 인해 숙제용 보습소(학원)는 홍콩 학생들의 방과 후 필수 코스다.
최길시 홍콩 한국국제학교장은 “중국 귀속 이후 중국어 교육이 강화돼 영어 교육이 과거보다 다소 소홀해진 점이 없지 않다”며 “그러나 지금은 부진한 경제상황, 암울한 미래를 다시 엘리트 교육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중화권 경제 중심이 홍콩에서 상하이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상하이의 황푸강 동쪽 지역 푸둥(浦東)은 외국인투자기업에 혜택을 주는 신대외개방도시(중국 경제특구의 국제자유도시)에 해당된다.
진흙밭에 불과했던 푸둥은 10여 년 만에 세계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푸둥 시내는 지금도 자고 나면 고층 빌등이 생겨날 정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상하이의 발전하는 경제상황과 발맞춰 교육환경도 크게 변화했다. ‘양질의 교육을 일반 백성에게로’라는 슬로건 아래 중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활약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중등교육은 초급 중학 3년(중학교)과 고급 중학 3년(고등학교)의 학제로 이뤄져 있다. 고중(高中)과 초중(初中)을 합쳐 중학(中學)이라고 부른다. 대학입학시험은 ‘중국어(어문), 수학, 외국어 세 과목+선택과목’인 ‘3+X’ 시스템이다. 중학 졸업생에 비해 극히 적은 4년제 대학 입학정원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자녀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입시전쟁은 한국 못지않게 치열하다.
상하이에서는 현재 3000여 개의 중학교에서 200만명의 학생이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시 교육위원회는 ‘영어를 못 하면 도태된다’는 생존.실리의식 속에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책정하고 초등교 1학년 때부터 가르치고 있다.
또 푸둥의 건평중학(建平中學)을 시중점중학(우수학교)으로 선정, 역동적이고 과감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건평중학은 국립이면서 정부의 신축적인 정책에 따라 건평실험중학, 건평세기중학, 포발중학 등 5개의 상하이지역 학교를 포함해 중국 각지의 12개 학교를 연계하는 그룹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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