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장삿속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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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청사가 포화상태에 놓인 지는 이미 오래다. 특히 근년 들어서는 연휴 때 밀려드는 승객들을 수용하기 어려워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도무지 국제공항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아마 이러한 실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곳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일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공사 당국은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3차로 나눠 1, 2층에서부터 신축 관리동에 이르기까지 각종 민간 판매시설들을 들여 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우선 이달중 입찰에 부칠 1층의 판매시설은 특산품, 스포츠용품, 도서.그림.음반 판매점과 복권방 등 4개 점포로 알려졌는데 설치장소도 대합실 입구 양쪽이어서 불편이 클 것 같다는 얘기들이다.

2차는 2층에, 3차는 신축 관리동에 역시 판매점들이 들어서게 되며, 거기에다 지난 3월 입찰이 유찰됐던 도넛전문점까지 유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4층에서 영업 중인 판매시설 22군데와 더불어 30여 개의 점포들이 공항 본청사와 관리동에 진을 치게 된다. 명색이 국제공항인 제주공항이 시정(市井)의 잡다한 상가로 전락하는 꼴이다.

그러잖아도 1인당 4000원의 공항이용료 때문에 당국이 돈벌이에만 급급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터에 또다시 이용객의 편의는 무시한 채 추가 점포 유치로 임대료를 챙기겠다니 지나친 장삿속이라는 겹치기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공항공사측도 할 말은 있는 모양이다. “현재 입주한 음식점 및 판매업체들이 서비스와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용객의 기호와 취향을 살려주기 위해 새로운 시설들을 유치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민간 점포들이 새로 들어오면 올수록 공항청사가 비좁아 도리어 이용객의 불편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도외시한 생각이다. 공항공사가 정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를 해 주고 싶으면 청사는 물론, 공항 확장부터 계획을 앞당김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해야 옳다.
청사가 여유가 있다면 점포가 수십개 아니 수백개가 들어선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공항공사는 훤히 들여다보이는 장삿속을,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고쳐 먹기 바란다. 신규 점포 유치계획을 백지화하라는 말귀다. 그렇다고 챙기지 못한 임대료를 공항이용료 인상으로 덧씌우라는 뜻은 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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