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론과 계란 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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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Aesop) 우화(禹話)에 나오는 ‘여우와 포도’.

<무척이나 배가 고픈 여우가 있었다. 어느날 잘 익은 포도 한 송이를 찾아냈다. 그러나 포도송이는 너무 높은 곳에 달려 있었다. 거기에 닿기 위해 여러 차례 뛰어 보았다. 헛일이었다. 여우는 그 자리를 떠나면서 중얼거렸다. “저 포도는 아직 익지 않았단 말이야.”>

우리는 일이 제대로 안 될 때면 대개 그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자기의 힘이 모자란 것을 모른다. 이솝은 고대 그리스때부터 땀 흘리지 않고는 즐거움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화는 동물을 빌려 소박한 인간의 부족한 점을 그려 보인 이야기다. 그 의도하는 바가 올바른 처세의 길이든, 도덕적 기조 제공이든, 우리네 보통 삶이기에 친근감이 묻어난다. 유머가 자연스럽고 유쾌하다. 그래서 우화는 어떤 연령층에서도 재미있어 한다.

▲최근 국내 대기업 총수들도 무한경쟁시대 생존전략으로 우화를 자주 등장시킨다.

동물의 세계에서 배우는 지혜를 통해 자기 혁신을 이뤄 나가자는 것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이 같은 예화를 즐겨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메기론’. <봄에 모내기할 때 한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넣고 키웠고, 다른쪽 논에는 미꾸라지에다가 메기 한 마리를 넣고 키웠다. 가을에 보니 그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메기를 넣어 키운 미꾸라지는 튼실해지고 추어탕 맛도 좋았다. 메기 없이 키운 미꾸라지는 흐느적거리더니 추어탕 맛도 없었다. 미꾸라지만 있는 논에는 위험이 없지만, 메기가 들어온 논에는 비상이다. 미꾸라지들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활발하게 움직여야 했다. 가을엔 훨씬 더 윤기가 흐르고 날씬해졌다.>

▲‘메기론’은 건전한 위기의식이야말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조용해지면 활동하고 시끄러우면 껍데기를 닫아 움직이지 않는다는 ‘조개론’. 변화를 선도하려면 껍데기를 깨고 나올 것을 주문한다. 밤에도 맨 앞을 나는 향도(嚮導)가 제대로 하면 나머지 기러기들은 길을 잃지 않는다는 ‘기러기론’. 리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준다.

삼성의 우화는 생기 발랄한 조직과 우수 인재 육성이 경영 핵심전략임을 대내외에 확인시켜준다.

10년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슬로건으로 국내 업계의 변화를 선도한 삼성. 최근 그들은 2010년 세계 1등 제품을 현재 19개에서 50개로 만드는 꿈을 출범시켰다.

그들의 우화에서 다음 말은 너무도 평범한, 바로 우리들 이야기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한 마리 병아리가 되고, 남이 깨 주면 계란 프라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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