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馬 없는 철길의 남·북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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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경의.동해선 철도 연결식을 6.15 공동선언 3주년을 앞둔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시와 강원도 고성군의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MDL)에서 동시에 개최함으로써 50여 년 동안 끊어졌던 민족의 대혈맥이 이어졌다. 비록 달리는 철마(鐵馬)는 없으나 이제 남과 북의 철길만은 통일이 된 셈이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연결이야말로 매우 중차대한 상징성을 갖는다.

이번 경의선.동해선의 역사적인 연결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물이다. 그해 7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후 차질도 있었지만 2002년 9월 남.북이 착공식을 갖고 공사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열고 서로 하나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연결식을 가졌다 해서 남.북 양쪽 지역의 철로 공사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군데군데 허리가 잘린 채 남아 있다. 경의선의 경우는 남쪽은 완공됐으나 북쪽은 남.북 분계선에서 2.2㎞만 궤도가 부설돼 있다. 동해선도 역시 분계선에서 남쪽이 100m, 북쪽이 400m만 궤도 부설을 마친 상태다.

두 철도가 남.북간을 완전히 연결하려면 경의선은 북측이 개성까지 13.1㎞의 궤도 부설 공사를 해야 하고, 동해선은 북측이 분계선에서 온정리까지 18.5㎞, 남측이 강릉에서 분계선까지 127㎞를 시공해야 한다.

설사 남.북이 경의.동해선의 나머지 공사들을 마친다 해도 철마가 양쪽 지역을 달리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현재 잘려 있는 부분의 궤도 부설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의문이거니와 열차 통행에 필요한 신호.통신.전력계통의 연결도 간단치만은 않다.

특히 난제인 것은 열차 운행에 따른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인도적 차원인 이산가족면회소 설치마저 실현을 못 보고 있는 터에 경의선.동해선의 남.북 열차가 기적을 울릴 날이 가까운 장래에 과연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남.북 열차 운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는 ‘핵’일 것이다. 핵이 해결되지 않고는 아마도 남.북을 달리는 철마의 우렁찬 기적소리는 듣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북한 당국은 핵 개발보다 남.북 철도가 러시아.유럽 철도와 이어질 때 한반도가 물류의 중심지로서 얻는 이익이 훨씬 많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경의.동해선 연결식이 역사적 사건이 되려면 철마가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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