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삶과 죽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는 1881년 이런 물음을 제목으로 한 그의 소설에서 천사 미하일을 통해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인간으로 살게 된 것은 내가 나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한 낯선 남자와 그 아내가 나를 불쌍하게 여긴 덕분입니다.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요.”

미하일은 또 이렇게 말한다.

“인간에게는 자신의 운명,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아는 일이 허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는 건 스스로 보살피고 자신의 행복을 염려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을 둘러싼 모든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살기를 포기하고 자살을 하는 데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이 그것이다.

이기적 자살이란 한 개인이 사회에서 올바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고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이타적 자살이란 개인이 집단에 완전히 동화돼 있어 집단의 목적이나 정체가 바로 자신이 될 때 발생한다.

대의(大義)를 위해 목숨을 바치거나 순교(殉敎)가 그런 유형이다.

이기적 자살이나 이타적 자살은 모두 개인이 그가 속해 있는 사회에 너무 통합되어 있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통합되는 정도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지만 아노미적 자살은 개인의 위치가 급격히 변해 그 새로운 변화에 대처할 수 없게 됐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굳이 이 분류법으로 꿰어 맞춘다면 인기 연예인들의 자살이 이 아노미적 자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 것일까. 그는 유서에서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했다. 마지막 순간 부엉이 바위 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고 했다.

그런데 세상인심은 조변석개(朝變夕改)라고. 고개를 돌렸던 이들도 “부엉이 산에는 부엉이가 없고, 사람 사는 세상에는 사람이 없다”며 향을 사른다.

이제 와서 회광반조(廻光返照·빛이 돌이켜 거꾸로 비춘다)한들 뭘 하나.

사람 살고 가는 길이 “행행도처(行行到處)요, 지지발처(至至發處)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리, 가도 가도 떠난 자리>”라고 한다.

<부영주 논설위원실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