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항공전략기지인가
이번엔 항공전략기지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당국이 이번에는 제주도에 항공전략기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돼 주민들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몇 년 전에도 제주도에 항공우주센터를 설립하려다 주민들의 반대로 다른 지방으로 옮긴 적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해군전용부두를 추진하다가 역시 현지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항공전략기지 건설 예정 장소는 남제주군 대정읍 모슬포다. 기존의 공군기지를 확장해서 사용한다는 얘기다.

공군 당국이 모슬포를 항공전략기지로 삼으려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일본의 군사력 남방 배치에 대응하기 위해서요, 둘째는 지정학적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전략상의 이점을 갖고 있어서다. 그래서 중동 및 동남아의 우리 해상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필요한 입지라는 설명이다. 셋째는 소규모나마 이미 공군기지가 들어서 있어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공군 당국이 모슬포 항공전략기지를 건설하는 데는 뚫기 어려운 난관에 가로막힐 수가 있다. 아마 그 난관은 현지 주민들의 반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민들의 반발 이유는 자명하다. 근년에 있었던 항공우주센터와 해군부두 반대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줄 안다.

물론, 공군 당국자는 2~3년 전후해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발이 그치겠느냐 하는 의문이 남는다.

군(軍)을 포함한 정부 당국은 이웃한 남제주군 대정읍과 안덕면이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군사시설로 얼마나 많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당해 온 지역인가부터 알고 있어야 한다.

대정.안덕 일대가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요충지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일제시대 때는 전시비행장.군진지 건설 등으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광복 직후 군정 때는 미군 시설, 6.25 전쟁 때는 신병 훈련소 건설로 사유지.노동력 징발 등 물적.정신적 피해가 컸다.

이러한 역사적 바탕 위에 있는 대정.안덕 주민들이 군사시설을 반길 리가 없다. 항공우주센터.화순해군부두가 주민 반대에 부딪쳐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한 이면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군 당국은 이 점을 명심해서 항공전략기지 입지 선정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