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세 가족 21명이 어선을 타고 북한을 탈출해 19일 오전 4시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했다.

어선을 이용한 서해상 탈북은 1997년 5월(두 가족 14명)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8일 오전 6시20분께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인근 울도 서쪽 17마일 해상에서 북한 114지도국 소속 20t급 목선(선장 순룡범.46)이 초계 중이던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비정에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귀순의사를 밝힌 어선에는 순종식씨(70)를 비롯한 남자 14명과 순씨의 부인 김미연씨(68)를 포함한 여자 7명 등 세 가족 21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10명은 어린이이며 배 안에는 취사도구와 소금 8포, 경유 650ℓ, 가스버너, 압력밥솥 등이 실려 있었다.

선장과 기관장을 제외한 19명은 해경 경비정에 옮겨 탄 뒤 19일 오전 4시께 인천 해경전용부두에 도착했다.

이 어선은 지난 17일 오전 4시께 평안북도 선천군 홍건도 포구를 출항한 지 48시간 만에 남한 땅을 밟았다.

탈북 가족들은 대부분 점퍼 등 긴 옷을 입고 운동화, 슬리퍼, 구두 등을 신고 있었으며 자유를 찾은 데 대한 기쁨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추위와 긴 항로에 지친 탓인지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배에서 내린 순씨는 고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충남 논산군 부적면”이라고 밝힌 뒤 “죽기 전에 고향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환대해줘서 고맙다. 탈북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고 말했으나 탈북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순씨를 비롯한 세 가족은 정확한 신원과 탈북경위 등을 조사받기 위해 이날 오전 4시41분께 대기하고 있던 서울72거 1522호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탈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순룡범(46.선장)△리경성(33.기관장)△순종식(70)△순룡부(44)△순룡일(41)△순룡선(34)△순영옥(38.여)△김미연(68.여)△최동현(41)△최수향(14.여)△최수련(9.여)△순광명(11)△순은경(8.여)△김순실(41.여)△순일(14)△순광일(12)△순광성(10)△순은정(16.여)△방회복(45)△방금철(18)△방금혁(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