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다른 향토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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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향토음식점들 가운데 상당수가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한다. 밖으로는 당국으로부터 향토음식점 지정을 받아 간판까지 버젓이 내걸어 놓고, 안으로는 외국산 어패류로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풍문이나 귀동냥이 아니다. 제주시가 최근 4일 동안 지정향토음식점 20군데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9군데가 ‘사이비(似而非) 향토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들 업소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대만산 오분자기, 다른 지방에서 반입된 성게.가오리.꽃게 등을 향토음식의 재료로 쓰고 있었다니 그동안 속아 온 것은 관광객들이요, 도민들이다.

문제의 업소들이 제주산이 아닌, 외국산 혹은 다른 지방산 재료를 쓰고 있는 것은 값이 싸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아예 향토음식점 지정을 받지 말았어야 했다. 향토음식이 아닌 것을 향토음식이라며 파는 행위는 속임수임과 동시에 상도의에도 크게 어긋나는 일이다. 그리고 관광지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는 처사이기도 하다.

일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적발된 어패류들은 비교적 육안으로 식별하기 쉬운 것들이지만, 손님들이 즐겨 찾는 갈치의 경우 제주산과 외국산 구별이 어려워 모두 피해갔다는 것이다. 만약 전문가에 의해 점검이 실시됐다면 더 많은 업소들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간판을 내건 지정향토음식점들이 이 정도라면 도민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관광객들이 어떻게 안심하고 제주 향토음식을 즐길 수가 있겠는가.
제주시 당국은 속임수 향토음식점 9군데에 대해 일단 경고를 하고 시정이 안 되면 지정 취소를 한다니 그나마 할 일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것만으로는 미흡하다. 앞으로는 점검시 전문기관을 동시 참여시켜 갈치 등 육안 식별이 어려운 어패류까지 찾아내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각 같아서는 이번 점검때 그렇게 했어야 옳았다. 그래서 외국산 갈치까지 들춰냈어야 했으나 이미 지나간 일이다.
우리는 제주시뿐만 아니라 나머지 3개 시.군의 향토음식점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제주시의 예로 보아 다른 지역이라고 해서 ‘사이비 향토음식’이 없을 것 같지가 않다. 제주산의 가격 상승, 불경기 등 향토음식점도 사정은 있겠으나 속임수와 그것과는 구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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