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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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6월을 맞는 감회도 다르고 6월을 보내는 심정도 다를 것이다.
‘Be the reds’. 온 나라가 밤새 떠들썩했던 지난해 6월 월드컵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광화문과 서울 시청 앞을 가득 메웠던 ‘붉은 악마’들의 함성, 그 붉은 물결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최루탄과 지랄탄으로 앞뒤가 보이지 않는 서울시청 앞 거리.

1980년대 학번 대학생과 대학원생, 1970년대 유신 학번 넥타이 부대까지 거리에 몰려 나왔던 6.10 민주화항쟁을 추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이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제주농업학교 학생복을 입은 채 군대에 입대했던 해병 3.4기들.

6월만 오면 도솔산에서 산화한 다정한 벗들이 그립고, 이제 뒤죽박죽이 된 ‘6.25’를 되씹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는 1937년 중.일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식민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아버지가 화적들에게 죽임을 당한 경험을 가진 윤직원 영감은 일제에 적극 협조한 대가로 큰 돈을 벌어 천하태평하게 살아간다.
그의 아들 윤창식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주색잡기로 현실도피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윤창식의 아들 윤종학은 할아버지 윤직원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동경유학생이었으나,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된다.
이 소설에서처럼 세대마다, 사람마다 시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6.25 세대들에게 6월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조국을 지켰던 긍지는 간 곳 없고 이제는 뒤죽박죽이 된 가치의 혼돈으로 울고 있을 것이다.

6.10 세대들은 민주화항쟁과 사회개혁에 대한 열망의 열매가 어떻게 된 일인지 기득권 세력에 먼저 돌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이 현실에 ‘미완의 6월’은 냉소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고보면 6월을 맞는 30대.40대.50대, 그리고 60대.70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 가슴앓이 할 수밖에 없는 계절이 되고 있다.
그리고 Be the reds!
그 젊은이들에게 역사의 편에 서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게 하는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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