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백년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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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폐막됐다.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가 아세안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부상하는 있는 상황에서 제주에서 개최된 것은 국가적으로나 제주도나 매우 중요하고 역사적인 일이다.

한.아세안이 제주도에서 특별한 대화 파트너로서 공동번영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 처럼 아세안 정상과 CEO들의 가슴에 ‘제주’가 뚜렷하게 남길 기대한다.

아세안은 그동안 우리에게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마음만은 왠지 모르게 먼 이웃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동남아하면 값싼 관광지, 이주노동자, 외국인신부(新婦) 등을 떠올렸다. 여기에 최근들어 다문화가정이 새로운 사회적인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 자녀는 5만8000여명이며, 2020년에는 1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은 1990년대부터 늘어난 한국인 남성과 동남아계 여성 간 국제결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학생 수는 2005년 6121명에서 지난해 1만877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제주도인 경우도 다문화가정은 1201명이며 학생 수는 272명에 이르고 있다.

그 수는 비록 적지만 매년 증가폭이 3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원하든 원치않든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의 한축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다문화가정 및 자녀들이 늘면서 언어.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사회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문화가정 여성에 대한 가정 폭력은 심각하다.

최근 제주경실련 주관으로 열린 2009년 제1회 제주시민포럼에서 밝힌 ‘제주 다문화 가정의 실태와 과제연구’ 자료에 따르면 제주이주민센터에 접수된 이주여성의 상담건수 151건 가운데 가정폭력 등이 55건으로 36.4%에 달했다.

가정폭력은 대부분 남편 또는 시댁가족으로부터의 구타와 멸시, 경제적 학대 등이다.

교육현장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문화차이와 언어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학교생활 부적응을 토로하고 있다.

한 조사 결과 다문화가정 자녀 가운데 90%가 언어 소통 미흡과 교육비 지출, 학교 부적응 등으로 학교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교육당국이 다문화가정에 대해 몇 년전부터 관심을 쏟고 있다.

제주교육당국은 각종 교육자료를 발간하는가 하면 다문화가정 학부모 교실, 한국어 수준별 보충 프로그램,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 다문화가정 자녀와 담임교사 멘토링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 교육지원사업 단체로 2개 단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 더 많은 노력을 보태야 한다.

한.아시안특별정상회의 참가차 제주를 찾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상당수 다문화가정에 있어 친정 국가이다.

그러면 우리들 중 많은 이에게는 사돈의 나라이다.

이 사돈의 나라가 전 세계로부터 기대어린 눈길을 받으면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우리가 다문화가정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아세안은 풍부한 천연자원, 거대한 소비시장, 무한한 성장잠재력 등을 갖춰 우리는 물론 전 세계의 도전과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특히 아세안은 제주에겐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아세안 국가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재계 순위 6위인 버자야그룹이 21억달러 규모의 서귀포시 예래휴양단지 투자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초.중.고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사회로 진출할 때에는 아세안은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를 대비해서라도 지자체와 교육당국은 다문화가정을 소외계층이 아닌 따뜻한 이웃으로 포용해야 한다.

이들이 향후 어머니의 고향 나라와 제주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역으로 클 수 있도록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들에 대한 백년대계를 세워야 한다.
<고동수 교육체육부장>esook@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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