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와 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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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걸인이 걸어가다가 길가에서 볼일을 본다면 지나가는 행인들은 십중팔구 얼굴을 찌푸리면서 모른체 하기 십상이다.
하나 얼굴이 널리 알려진 국회의원이 만약 술에 취해서 그런 일을 했다면 단박에 매스컴을 타고 난리가 났을 게다.

도박 전과가 있는 사람이 도박을 하다 걸리면 특별히 얘깃거리가 안되지만 어쩌다 공직자가 도박을 벌이다 걸렸다면 사방에 알려지고 도박한 것 이상의 죗값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한 회사에서 말단사원이 “나 회사 망하게 만들거야”라고 말한다면 주변에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농담 정도로 넘겨버리지만 회사의 책임자가 그런 말을 한다면 회사의 구성원들은 불안을 느끼며 전전긍긍하게 된다.

같은 말이나 행동이라도 개개인에게 주어진 사회적.경제적인 지위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다.
술취한 걸인의 행동은 나름대로 이해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은 그만큼 국회의원은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고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정치에 반영시켜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기에서다.

공직자의 도박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공직자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기에서다.
하나의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은 그의 말 하나하나가 사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름대로 일정한 지위를 가진 사람이라면 거기에 상응하는 도덕심과 책임감, 신뢰성 등을 갖춰야만 하는 것이다.
한 집단을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구성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심어주어야만 하지 불안감을 안겨줘서는 안된다.

말 한마디나 행동을 하더라도 개인이 아닌 공인의 입장에서 한번 두번 되새겨 보고 어느 특정부분만을 위한 것은 아닌지 등등을 살펴본 후에 모두에게 공평하고 신뢰성 있게 책임있는 언행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조흥은행 파업사태 등에 대한 정부의 오락가락한 대처행태를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엊그제 김수환 추기경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의 상황은 망망대해에서 태풍을 만난 배와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분에 따라 말이 달라지는 것 같다”,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국민 모두에게 자신의 말을 믿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단 김 추기경뿐 아니라 무지한 많은 백성들도 공감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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