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황폐,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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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거의 모든 지정 해수욕장들이 근년 들면서 모래가 다량으로 유실되는 바람에 황폐화되고 있다는 게 제주일보의 한 달간 현지 조사 보고다.
도내에는 지정 해수욕장이 모두 11군데다. 이 가운데 제주시 삼양해수욕장을 제외하고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10군데에서 모두 모래유실현상이 나타나 앞으로 백사장 명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는 얘기다.

다만 10군데 중 중문.표선.화순 3곳은 그나마 해수욕에 큰 불편이 없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이호.함덕.김녕.협재.곽지.하모.신양 7군데는 백사장 유실이 심해 개장을 앞둔 요즘 인위적인 모래깔기가 한창이라는 소식이다. 특히 하모리 해수욕장의 경우는 자갈밭으로 변하고 있어 모래를 깔아놓는 것도 이만저만 힘겨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비지정 해수욕장들도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남제주군 표선면 하천해수욕장은 이미 자갈밭이 돼버려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와는 반대로 북제주군 애월읍 애월리 한담동 해안에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백사장이 생겨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이처럼 기존 백사장이 유실되고, 없던 백사장이 새로 나타나는 등 제주도내 해수욕장들이 엄청나게 변하고 있음에도 당국이 아직까지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것은 큰 문제다. 해수욕장 주변 주민들이 그저 조류의 변화, 신규 방파제 축조, 모래 날림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는 게 고작이다.

당국은 해수욕장들의 황폐화 원인을 조속히 규명, 그것을 퇴치하고 원상회복에 힘써야 한다. 원인을 방치한 채 해마다 해수욕철이 돼서야 수백t, 수천t의 모래를 인위적으로 깐다 해도 근본 대책이 될 수가 없다.

해수욕장들이 황폐하게 되면 그 영향은 도내 전 해안의 생태계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당국은 제주도 일원 곳곳에서 시행한 크고 작은 공유수면 매립, 개발사업으로 인한 해안 언덕.사방림 등의 훼손, 방파제 축조, 기상이나 바다 시설로 인한 물 흐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해수욕장의 변화 원인을 완벽하게 규명해야 한다.

그래서 그 결과에 따라 공유수면 매립이든, 바다 시설이든, 모래 날림이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앞으로는 그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아득히 오랜 세월 동안 형성돼 온 해수욕장들의 근년 변화를 재앙의 예고로 받아들여 긴장감을 갖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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