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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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 하(夏)나라의 폭군 걸을 쫓아내고 은(殷)나라를 세운 탕임금은 자신의 세수대야 바닥에 ‘진실로 날마다 새로워지려거든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마다 새롭게 하라(苟日新 日日新 又日新)’는 문구를 새겨 놓았다고 한다.

세수란 얼굴을 씻는 일이다. 하지만 탕임금은 세수를 하면서 단순히 얼굴을 깨끗이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음을 깨끗이 하려고 했다.

이때부터 세수(洗手)는 마음을 씻는 세심(洗心)의 뜻으로 쓰였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1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그 후유증이 가라앉고 있지 않는 것은 웬일일까.

▲공자 말씀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濟家 治國平天下)’란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제 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화평하게 한다’는 것이며, ‘수신’에서 시작하여 ‘평천하’로 끝나고 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화평하게 하기 위해서 지도자는 ‘수신’과 ‘제가’를 우선하도록 요구한다.

그런데 이 수신과 제가의 길에는 본래 이런 의미가 있다.

‘격물치지 성의정심(格物致知 誠意正心).’

▲대학(大學)에 나오는 이 말은 큰 사람이 되기 위한 배움의 길로 세 가지 원칙과 여덟 가지 실천조목을 제시한다.

이것을 옛사람들은 ‘3강령 8조목’이라고 불렀다. 3강령의 첫째는 날 때부터 내 안에 들어 있는 밝은 덕을 드러내는 것이고, 둘째는 이를 바탕으로 온 나라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일이며, 셋째는 그 결과로서 ‘이상사회(理想社會)’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인 8조목 가운데 4가지 조목이 바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인 것이다.

▲최근 결성된 제주개혁포럼(창립준비위)에서는 이런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전.현직 지사에게 줄을 서거나 얼마 되지 않는 용역에 자신의 양심을 팔아버리는가 하면 심지어 어떤 이는 전직 지사 시절에는 저편에, 현직 지사 때에는 이편에 약삭빠르게 자리를 옮겨 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지적을 되씹어보면 지방선거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은 전.현직 지사 당사자들 때문이 아니라 줄을 선 사람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새처럼 이편 저편에 왔다갔다 하는 그런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슴 아프게 새겨듣고 마음을 씻어야 할 지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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