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뜬금 없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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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뜬금 없는 말을 했다.
김정일 위원장과 남한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만나면서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김 위원장은 정 회장에게 이러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나 보다.

개성공단 착공식이 있던 지난달 30일 정몽헌 회장이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김 위원장이 한 발언들을 더러 공개했다니 하는 얘기다. 그날 정 회장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발언들은 남한 사람들이 듣기에도 뜬금이 없을 정도다.

“사회주의 병폐는 거저 놀고 먹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라는 것도 정 회장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말 가운데 하나다. 프롤레타리아에 의한 부르주아 타도를 외쳐 온 공산혁명의 계승자 김정일 위원장의 입에서 사회주의 병폐를 지적한 것은 정말 뜻밖이다.

정녕코 사회주의 세계에는 놀고 먹는 사람이 많아서 문제일까. 도리어 그 정반대는 아닐까. 놀고 먹기는커녕 강제 노역을 실컷 하면서도 먹지 못해 굶주리는 게 북한 사회가 아닌가 싶다. 먹고 살 곳을 찾아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군상들이 그 증인들이 아닌지 묻고 싶다.

김 위원장은 이런 얘기도 했다고 한다. “남한 기업가들은 북한 사람들에게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그 효율적인 첩경을 잘 지도해 줘야 한다”고 말이다. 이게 참말로 김 위원장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인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만약 진심이라면 자본주의 타도라는 공산 혁명의 철학이 자본주의 숭배로 180도 바뀌는 발언이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미국이 강대국이 된 것은 이민으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정책을 잘 썼기 때문”이라고도 했고, “개성공단을 개발하면서 미국의 자본주의적 시스템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겠다”고도 했다. 또한 “북한은 자본주의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서는 안되고, 남한 기업가들에게 배워야 한다”고까지 말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 말들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가식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김 위원장의 이 말들이 모두 진실이라면 북한의 민주화, 자본주의화도 꿈만은 아닐 법하다. 그리고 북한이 민주화, 자본주의화로 완전 개방국가가 된다면 남.북 통일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성싶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이런 발언 내용이 전해지던 날, 북한 인민군이 담화를 통해 “미국이 어디서든 우리를 반대하는 제재나 해상.공중봉쇄를 감행할 경우 정전협정 파기로 즉각 무자비한 보복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한 내용이 밝혀져 북한의 속셈은 다시 짙은 안개로 가려지고 말았다. 역시 북한이라는 나라는 영원한 장막속 국가여야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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