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워커힐호텔 제이드가든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15일 서울 워커힐호텔 제이드가든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 제주신보
  • 승인 200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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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워커힐호텔 제이드가든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본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호텔 지하 가야금홀에서는 남북 예술단의 합동 공연이 낮 12시40분께부터 2시간 가량 이어졌다.
이 행사는 원래 본행사를 마친 뒤인 오전 11시로 예정됐지만 본행사가 1시간20여 분 동안 지연되면서 뒤이은 행사도 늦춰지게 돼 오후 들어서야 겨우 시작된 것.
공동행사 남측 추진본부 등의 요청으로 가야금홀 입구에는 이날부터 검색대가 설치, 출입 남측 대표단의 소지품내 금속제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등 전날보다 행사장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500여 좌석을 꽉 메운 가운데 아나운서 황수경의 사회로 이뤄진 이날 행사는 북측 공연이 먼저 40여 분 간 진행됐다.
북측 공연을 맡은 여성 사회자는 “통일이 바로 눈앞에 있다. 민족이 힘을 합쳐 조국통일의 대문을 한시 바삐 열어가자”며 고음의 목소리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사회자의 소개로 첫 공연에 나선 무용작품은 북측 여배우 정혜옥 등 12명이 나와 남한의 부채춤 같은 형식의 ‘양산도’를 선보였고, 이어 변형된 북한 장구 악기로 장구춤 같은 ‘달빛 아래서’ 등이 계속 공연됐다.
남자배우 예수해 등 5명이 나와 펼친 무용 ‘사냥꾼의 춤’은 호랑이를 잡는 모습을 표현, 고구려의 기개와 강한 남성을 느끼게 하는 뮤지컬 분위기를 물신 풍겼으며 ‘쟁강춤’, ‘물동이춤’, ‘선북춤’, ‘장구춤’ 등이 잇따라 공연되면서 남측 대표단을 사로잡았다.
공연 마지막에는 북측 남녀배우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와 ‘우리는 하나’라는 북한 노래를 불렀고, 이에 남측 참가자들도 다 함께 일어나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맞춰 남북 동포 간 흥겨운 잔치 한마당이 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이날 북한측 배우들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저마다 함성과 박수 갈채를 아끼지 않았고, 북한 공연단도 이에 화답하듯 매번 공연 마지막 부분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공연하는 등 즐거운 무대를 이어갔다.
○…이날 공연 끝에 북한 공연단이 부른 ‘우리는 하나’라는 북한곡은 북한 보천 보전자악단 소속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찬양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 작사 및 작곡가로 알려진 음악인 황진영씨의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노래는 지난 4월 북한에 첫선을 보인 뒤 같은달 28일부터 5월 3일까지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도 많이 불렸고, 최근 북한의 주요 행사 등에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는 것.
“하나 민족도 하나/ 하나 핏줄도 하나/ 하나 이땅도 하나/ 둘이 되면 못살아/ 태양 민족 우리는 하나”라는 가사 중 ‘태양’은 김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공연에 이은 남한 공연은 무대 뒤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힘을 내어서 우리 세대에 기필코 통일을 이룹시다”고 북한 대표단에 인사하면서 막이 올랐다.
첫 공연 무대는 국립오페라단의 합창 ‘희망의 나라로’였고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안숙선씨의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가 흥겹게 울렸다.
이어 언더그라운드 가수 이정렬이 등장해 북측 ‘백두산’과 남측 ‘백두산’ 노래를 번갈아 불렀고, 초등학생 47명으로 구성된 원불교 원음방송 어린이합창단이 출연, 통일을 희망하는 ‘경의선을 타고’를 불러 남북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민중가요로 잘 알려진 가수 안치환도 ‘철망앞에서’, ‘동행’ 등 노래를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는 가운데 부르면서 남측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온 원음 합창단 어린이들은 지난 3월 오디션을 통과한 후 오랫동안 준비해온 이날 공연으로 북측 대표들에게서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자 성공적인 공연에 기뻐하는 분위기였다.
합창단원인 황수현양(12)은 “북한 사람들은 남한 말을 못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우리 말을 모두 알아들어 신기했다”고 했고, 배은성양(11)은 “난생 처음 북한 사람들을 만난다고 해 떨렸는데 직접 만나 보니 우리와 같은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최순정양(11)은 “북한 아저씨가 나한테 다가와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너 예쁘구나’라는 이야기였다”며 어깨를 으쓱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