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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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코리안 타임(Korean Time)’이란 말을 입에 달고 귀에 듣고 다닌 적이 있다.

이 말의 유래는 한국전쟁 당시 주한미군이 한국 사람과 약속하면 으레 약속시간에 늦게 오는 것을 좋지 않게 여겨 지어 냈다고 한다.

속내는 매사에 시간가치의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을 빗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한번 가고나면, 그리고 한번 놓치고 나면 다시 붙잡을 수 없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자원이다.

그래서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사회 전반에 등장한 것이 시간경영이다.

시간경영의 핵심은 시간계획이다.

아침에 일어나 단 몇 십 분의 시간계획으로 하루 24시간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몇 십 분의 투자가 바로 시간경영의 ‘마중물’이 되는 셈이다.

▲마중물은 지하수를 수동식 펌프로 퍼 올릴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펌프 윗구멍에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말한다.

때문에 펌프가 말라 있을 경우 마중물이 없으면 펌프질을 아무리 해봐도 공기만 퍼 올릴 뿐 지하수가 올라오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마중물은 물 한 바가지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물은 땅 속 깊이 고인 샘물을 세상으로 솟구치게 하여 많은 사람들의 갈증을 해결해준다.

사회생활에서도 귀한 손님이 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마중을 나가듯이 샘물이 나오도록 마중을 나가는 물이 마중물인 것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곁에 두고 싶은 정감이 가는 물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그런 마중물이 절실하다.

거시적으로 볼 때 실물경제 침체기에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이란 마중물이 필요하다. 기업의 투자도 펌프질에서의 마중물과 같다. 부족한 수요를 직접 창출함으로써 생산과 고용이 탄력을 받아 성장으로 회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고한날 싸움질만 해대는 정치판에도 감동의 리더십이란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의 본질은 섬김과 희생이다.

우리들 마음의 펌프는 갈수록 메말라가고 있다.

이럴 때 마중물을 부으면 행복 바이러스가 콸콸 쏟아질 것 같다.

그런 마중물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그립다.

부디 남을 비방하는 편지랑은 접고 사랑의 편지쓰기라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해 볼 일이다.

<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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