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재벌, 그리고 노란색
광장, 재벌, 그리고 노란색
  • 박상섭 기자
  • 승인 200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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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벚꽃은 ‘우두두두’소리치며 내리는 선 굵은 소나기를 두려워한다.

꽃이 채 피기도 전에 비에 맞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7~8세 어린이들은 아침 7시에 울리는 자명종 시계가 무서울 것이다.

그 나이 때는 좀처럼 잠의 유혹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에 들어서면 하루하루 늘어나는 새치가 무서울 것이다.

새치가 나면서부터 나이 듦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09년 대한민국의 경찰은 무엇을 두려워할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광장을 떠올릴 것이다. 광장은 소통의 장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광장이 많다.

이에 반해 독재국가들은 광장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광장에 일반 시민의 복장을 한 공안직 공무원들을 투입해 사람들이 무슨 소통을 하고 있는가를 엿듣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다지 멀지않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캐나다와 인접한 어느 나라가 화성에 우주탐사선을 보내 각종 지질검사를 하고 있는 우주개척시대에 대한민국 경찰이 광장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보여준 경찰의 태도는 그들에게 주는 세금이 아까울 정도다.

다섯 살짜리 꼬마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들어서는 것도 막을 정도니 말이다. 그리고 광장 주변에 360도 방향으로 경찰버스를 세워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면,후진국이나 독재국가가 이를 모방할까 두려울 정도다.

광장을 막으니 이명박 정부가 소통이 모자라다고 욕을 듣는 것이다.

그렇다면 2009년 대한민국 검찰은 무엇을 두려워할까.

아마도 재벌일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뉴욕타임즈는 “만약 노 전 대통령이 재벌에게 돈을 받았다면 검찰이 이렇게까지 그를 괴롭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 시민의 말을 인용해 “그동안 검찰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핑계로 재벌들에게 관대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재벌에게 돈을 받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고 보니 국세청은 내부 게시판에 자신이 몸담은 곳을 비판하는 이를 두려워하고, 국방부는 반미 혹은 반자본주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을 두려워한다.

총체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뭘까.

그것은 바로 노란 색이다.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장에 노란 색 물품 반입이 금지됐다는 코미디가 일어난 것도 이명박 정부 하에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500만 명이 그를 찾았다고 한다. 서거 후 그의 진면목을 안 많은 국민들이 노란색 리본을 달고 그의 명복을 빌었다.

분향소가 있는 전국 곳곳이 노란색으로 물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노란색을 무서워하는 걸까.

그런데 노란 색은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실제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한 중앙 일간지의 여론 조사 결과 여당인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18.7%로 나타났으나 민주당은 27.1%로 8.4%포인트 차이가 났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 13.3%, 민주당 33.4%로 차이가 컸다.

이것이 노란색의 경고다.

꽃은 사람의 허락을 받아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노란 장미나, 개나리꽃, 해바라기 등 노란 꽃은 이명박 정부의 허락을 받아 꽃을 피워야하지 않을까.

그것 참.

<박상섭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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