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세계섬문화축제 새로운 틀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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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철학 부재가 실패 원인
전도적 문화관공인프라 활용해야

세계섬문화축제의 문제점과 가능성 그리고 새로운 틀짜기

제주세계섬문화축제는 첫회 실패에 대한 제대로운 반성이나 성과없이 2회째 막을 내렸고, 최근에는 개최는 하되 환골탈태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여론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하다. 돌이켜 보면 ‘세계섬문화축제’의 발상은 1998년 이 행사가 시작될 즈음만 해도 아주 독특하고 진취적인 것이었다. ‘세계의 섬문화가 망라된 제주섬에서 벌이는 섬들의 축제’는 명칭만으로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발상의 신선함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왜 실패하고 말았는가? 우선 가장 기본적인 ‘축제의 철학’이 부재했다. 자치단체별로 앞다투어 개최하던 축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즉 문화에 대한 진지한 사고 없이 대규모 자본 투자와 대형 기획사 위탁이라는 경제적 논리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축제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보하지 못했다. 섬문화 컨텐츠의 부족과 제주문화의 특색을 백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비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운영에서 오는 문화마인드의 부재 역시 실패를 부채질했다.

세계섬문화축제, 그것은 섬의 문화를 가지고 판을 벌이자는 것이다. 상극의 20세기까지 세계를 주도해 온 대륙국가들의 정복의 역사, 그 지배관계 속에서 세계의 섬들이 처했던 고난과 외침의 역사에 대한 사색적 반성과 그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들을 한자리에 모아 21세기 섬 네트워크, 연대가 지니는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들을 상상하고 재현하게 하는 판을 꾸릴 때 이 축제의 특성과 가치가 획득되는 것이다. 리모델링에는 우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축제란 단순히 돈 버는 게임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의 교류와 인간의 만남, 그 미덕에 대한 순수함에서 출발해야 한다. 돈 버는 게임을 돈 생각하지 말고 기획해야 한다는 이 아이러니는 ‘모두가 나누는 축제’의 전제조건이다.

‘다양한 가치들의 공존 가능한 세계의 추구’라는 큰 테마에서 섬들의 문화연대를 중심으로 세계섬문화엑스포로 치를 필요가 있으며 위탁 운영이 아니라 제주문화예술 인력과 시스템을 총가동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예산을 들인 단일 공간 축제에서 전도적 문화관광 인프라를 활용한 네트워크 공간 축제로 개최해 섬축제의 효과가 제주 전역에 골고루 퍼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김상철 민예총 제주도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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