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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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사전적으로 온전하여 걱정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위험에 상반되는 개념이다. 절대적 안전이란 있을 수 없으며 상대적으로 어떤 상태가 다른 상태보다 더 안전하고 덜 안전하다는 상대적인 안전개념만 존재한다.

현대의 도시화된 사회는 과거 농경사회에 비하여 생활이 편리해진만큼 더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위험요소는 농업이나 채취행위와 관련된 각종 작업과정에서의 상해, 키우던 가축에 의한 상해, 단순한 화재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소위 말하는 문명의 이기라는 것들은 그 자체로서 상당한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프로판 가스는 장작불보다 위험하고, 자동차는 달구지보다 위험하다. 도시의 밀집지역의 화재는 산골 초가삼간을 불태우는 것보다 위험하고 농경사회에서 홍수로 인한 침수는 가재도구의 상실을 가져오지만 오늘날 홍수로 인한 침수는 감전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또 고압선, 주유소, 대형 화물트럭, 석유저장고, 비행기, 고층 아파트 등을 헤아려 본다면 문명의 이기라는 것이 우리에게 단순히 편리함만을 가져다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물질문명의 혜택과 위험의 상반된 요소에 대하여 우리의 의식은 다소 늦게 따라가게 마련이다. 생활의 편리함은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만 위험요소에 대해서는 잘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새로운 문명의 이기가 등장하였을 때 이에 따르는 안전의식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많은 사회적 부작용이 유발되게 마련이다. 안전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나, 디지털카메라의 기능을 가지는 휴대전화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휴대전화가 카메라의 기능을 부가적으로 가지게 되었을 때의 장점은 무한히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판이 되고 한동안 이용이 되고 나서야 그 역기능이 부각되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화 등이 뒤따르게 된다. 이와 같이 물질문명의 발전속도를 정신적 혹은 문화적인 발전속도가 따르지 못하는 현상을 문화지체(Cultural lag)현상이라고 한다.

또 비근한 예를 든다면 자동차의 경우를 들 수 있겠다. 자동차 역시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나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만일 타이어가 많이 마모되어 교체를 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 시급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아서 차일피일 할 수 있으며 또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중고타이어로 교환을 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위급한 상황에서 제동거리가 단지 1m 늘어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발생될 수 있는 사고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문화지체는 생각보다 위험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과거 농촌사회에서는 질서라는 것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폭탄테러를 한다거나 차를 몰고 이웃집으로 돌진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 소달구지를 농로에 세워놓는 것이 큰 위험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대에 도시화를 통하여 낮 모르는 사람으로 구성된, 밀집된 사회에서 사회의 안녕을 지켜주는 패러다임은 바로 질서이다. 질서는 편리함과도 직결되지만 안전과도 직결된다.

아무 곳에나 차를 주차하고 일을 보러 가거나, 가던 차를 멈추고 행인과 대화를 하거나, 운전할 때 신호를 주지 않거나, 고속주행을 하거나 아파트 단지내에 금지된 자리에 주차를 하여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것들은 농경사회의 문화의식 정도에서 본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질서를 위반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질서를 위반하여 남의 안전을 침해할 수 있다면 질서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사항이 되며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반사회적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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