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말하는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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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아셴펠터는 데이터를 끼고 사는 수치분석가일 뿐이다. 그런 그가 쟁쟁한 세계적인 와인업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바탕 싸움을 벌였다.

싸움의 발단은 아셴펠터가 술통에 담긴 지 3개월밖에 안 되는 1989년산 보르도와인을 ‘세기의 와인’으로 선언하면서 부터다. 와인 전문가들은 코웃음을 쳤다. 와인을 모르는 통계학자가 술통에서 한창 익고 있는 와인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며.

서로의 신경전이 지속되던 1년 후의 일이다. 아셴펠터가 이번엔 “90년산이 89년산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발끈했다. “어떻게 세기의 와인이 두 해 연속으로 출현할 수 있느냐”며 “와인 시장을 교란시키지 말라”고 맹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와인의 품질은 맛을 봐야 알 수 있지, 그 맛을 미리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아셴펠터의 예측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89년산이 ‘최고’였고, 90년산은 ‘최고 중 최고’였다.

아셴펠터의 예측은 그가 개발한 와인 품질 공식 때문이다. 그는 와인의 품질과 겨울철 강수량, 재배철의 평균기온, 수확기의 강수량의 상관관계를 연도별로 추적했다. 이를 통해 특유의 공식을 찾아냈고, 데이터만으로 보르도와인의 품질을 예측했던 것이다. 정확도는 지금도 여전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 역시 데이터를 중시한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의 하나로 “게임 스코어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그에 따르면 스포츠처럼 게임 스코어는 정보의 정확성과 관련성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일례로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선수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려면 홈런 수 타율 타점 볼넷 수를 살피면 된다. 이외의 변수는 미래를 예견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이승엽 선수가 근래 슬럼프에 빠져있어 안타깝지만 그 안타까움과 현재의 몸 상태는 별개인 셈이다.

▲우리 주위에 데이터는 의외로 많다. 개개인의 데이터도 모을 수 있다. 기상시간, 음주횟수, 흡연정도, 독서량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토대로 자신을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목표수치를 설정할 수 있다. 더불어 이를 토대로 자신의 미래 또한 예측할 수 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제주의 오늘은 데이터로 측정이 가능하다. 지역경제, 문화수준, 정치수준 등을 살필 수 있다. 데이터만이 실질적인 제주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다. 번지르르한 말과 장밋빛 청사진은 데이터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데이터 속 제주의 삶은 과연 어떨까. 10년 전과 지금은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현창국 e-news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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