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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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관광객 추이는 작년과 비교할 때 16일 정도가 빠른 것이라고 한다.

특히나 관광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6월에도 관광객 성장세가 이어짐으로써 관광업계와 당국에서는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관광객 600만명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때마침 오늘부터는 도내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는 등 여름 관광성수기로 접어들어 관광객 증가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광산업의 비중이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제주의 현실을 감안하면 관광객 증가는 모든 분야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올해 관광객의 성장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좋아할만한 일도 없을 듯 싶다.

관광객 300만명 돌파가 예년에 비해 빠른 것은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제주에서 열렸고 경기침체와 고환율·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해외관광 자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늘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한라산 등 3개 지역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광객 증가는 제주지역의 내부적인 관광 역량이 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외적인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관광 고비용·불친절 해소 운동의 지속적 전개에도 여전히 가격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업체들이 적지 않고 불친절과 관련한 불편신고가 전체 신고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제주특별자치도의 관광정책은 피부에 와닿토록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관련업계와 공동으로 펼치는 관광객 유치 설명회, 고비용·불친절 해소 대책 강화, 피서철 바가지요금 근절 등 종전과 같은 시책을 반복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만일 외부로부터의 요인이 없었다면 올해와 같은 관광객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중국 북송(北宋)때 자치통감을 집필한 사마광(司馬光)이 어린시절 항아리 속에 빠진 친구를 구하는 일화 한토막.

하루는 어린아이들이 뜰에서 놀다 한 아이가 물이 가득찬 큰 항아리에 빠졌다. 어떤 아이는 어른을 부르러 뛰어가고, 어떤 아이는 겁이 나서 울고, 어떤 아이는 독 주변을 맴돌며 우왕좌왕하고 있는 데 그 중 한 아이(사마광)가 큰 돌로 독을 깨트려 친구를 구했다고 한다.

틀을 파괴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지 않고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일 수밖에 없다.

<한문성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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