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비상대책위는 “전자카드 도입은 경마산업을 말살시키는 것”이라며 “경마산업의 붕괴는 제주마 생산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 세수의 감소로 제주경제와 축산발전기금 고갈을 불러 도내 모든 축산농가의 몰락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는 지난 24일에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마에 전자카드를 도입하면 경마매출액은 50% 떨어지고 말 가격도 50% 하락하는 등 축산농민들의 생존권이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도 역시 수차례에 걸쳐 전자카드 도입 유보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는 등 비상대책 추진에 돌입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사감위는 경마 등 사행산업 규제방안으로 현금배팅을 전면 차단하는 대신 주민등록번호 등 실명제를 통한 전자카드 방식을 도입키로 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2011년 시행할 방침이다. 경마 등 이용자 개개인의 중독성과 재산탕진이란 사행산업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그러나 사감위의 방침이 확정되면 우리나라 마필산업의 메카인 제주도 마필산업은 결정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도에 따르면 한해 지방세수 400억원과 일자리 2000개가 감소하게 된다고 한다. 제주도 마필산업 전반에 걸쳐 연간 9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입개방이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부의 제주마 육성보존과 농가소득 창출이라는 정책을 믿고 투자한 축산농가부터 죽이는 셈이다. 고용불안도 더욱 악화시킨다. 한마디로 지역경제가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당국은 “제주농가에 절대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아직껏 현실적 정책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래서는 소통의 정부가 될 수 없다. 제주지역의 특수한 마필산업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경마에 전자카드 도입을 재고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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