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For Me)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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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에 당선했을 때 언론들은 맨 처음 떠든 얘기다.

차기 행정부와 백악관 참모 인선에 ‘블랙 파워 돌풍’이 예상된다며 이들을 ‘블랙 여피(Black Yuppie)’라고 불렀다. 이들 대부분이 흑인이면서 워싱턴이나 시카고 거주, 명문 하버드대 출신, 고소득 전문직 젊은 엘리트 등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피족은 젊음(Young), 도시거주(Urban), 전문직(Professional)의 머리글자를 딴 ‘Yup’에서 나온 말로 1980년대 처음 등장하였다. 1960~1970년대 기성체제인 물질주의에 반기를 들었던 히피(Hippie)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개인 취향을 우선시하며 자본주의 성향이 강한 계층을 일컫는다.

▲1990년대 등장한 것이 보보스(Bobos)족이다. 부르조아(Bourgeois)의 물질적 풍요와 보헤미안(Bohemians)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고자 하는 신 상류계층을 뜻한다. 이들은 호화생활에 젖어 온갖 사치를 부리면서도 히피로 여겨지기를 바란다. 때문에 이상과 실천이 다르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2000년대 등장한 것이 욘족(Yawn) 족이다. 욘족은 ‘젊고 돈도 많지만 평범한(Young and Wealthy but Normal)’ 삶을 추구하는 계층을 말한다.

이들은 젊은 나이에 엄청난 부를 축적한 재산가다. 하지만 왕성한 자선활동, 사치를 부리지 않는 생활, 친밀한 가족관계를 늘 유지한다.

억만장자일지라도 검소한 옷차림에 중고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가정에 헌신한다는 얘기다. 21세기 부자의 새로운 전형이 아닐 수 없다.

▲히피, 여피, 보보스, 욘족 등은 젊은 층에서 시작된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이다. 하지만 그 스타일은 소비문화와 연관을 맺는다. 처음부터 소비와 직접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성년세대로 성장하면서 생활 트렌드가 소비의 관점으로 재편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사회에 ‘포미(For Me) 족(族)’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등장했다. 자기만족을 위한 ‘가치 있는 소비’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의 특징은 ‘작은 사치(Small Luxury)’, ‘섹시(Sexy)’, ‘친환경(Green)’ 추구라고 한다. 불황 속에서 돈을 적게 쓰며 환경 애호가이기를 바란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는 알루미늄 깡통이 나오는 일회용 커피 자판기를 좋아한다.

모순과 이중성이 드러난다.

이들의 결정적인 약점은 ‘더불어’, ‘함께’라는 개념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나의 이익뿐인 포미족인 셈이다.

<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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