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감귤시장 연구조사가 1991년 감귤진흥장기발전계획 용역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큰 문제다. 감귤 유통구조를 주기적으로 소비시장에 맞춰 개선해도 모자랄 판에 장기간 시장조사 등 연구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상태에서 감귤가격 하락은 기정사실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소비지 유통단계별 거래 실태 및 문제점과 수요 분석은 감귤산업 목표 설정의 필수 요건이다. 4년째 계속된 감귤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 여기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제주도는 이달중 감귤산업 정책 수립에 지침이 될 감귤시장조사 용역을 제주대 부설 아열대농업생명과학연구소에 의뢰키로 했다는 보도다.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유통구조 개선 등 감귤산업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진작 실시했어야 할 용역이다. 다른 불요불급한 용역은 남발하면서 여태껏 이처럼 시급한 용역 사업을 펴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만약 좀 더 일찍 감귤시장 조사 용역을 실시했다면 수년째 계속된 감귤산업 침체현상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감귤산업 역시 경쟁력이 요구된 지 이미 오래다. 매사 경쟁력은 기초가 튼튼할 때 성취되는 법이다. 다시 말해 근년 제주감귤산업의 위기가 생산 및 소비전략 소홀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실시될 감귤시장조사 용역 역시 올해산 감귤 유통 및 적정가격 형성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솔직히 만족할 정도의 기여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해외 주요국의 감귤류 생산 및 유통실태 조사와 국제농업환경 변화가 제주감귤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분석을 단기간에 끝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감귤 비수확기에 효율적인 수송 및 물류비 절감 방안, 유통단계별 거래실태와 문제점 등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소비지 감귤 수요는 대량 유통시기가 아니면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 하긴 내년 감귤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용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올해산 감귤처리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게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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