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하사(恒河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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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산맥의 만년설에서 발원한 갠지스강은 인도에서 생명의 젖줄로 가장 성스러운 강이다.
강 유역 힌두스탄의 광활한 충적평야지대를 흐르며 이 지역을 곡창지대로 만들어 주고 있다.

힌두교도들은 태어나 이 강에서 세례를 받고 죽은 뒤 화장돼 다시 이 강에 뿌려져 끝을 맺는 힌두인의 정신적 고향의 강이다.
이 갠지스강을 힌두교도들은 힌두어로 강가(ganga)라고 부르는데 이를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 항하(恒河)이고 그 강의 모래를 뜻하는 것이 항하사(恒河沙)다.
갠지스강의 모래 전부를 뜻하는 것이라면 그 수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한데 이 항하사가 우리나라에서 화폐 단위로 쓰이고 있다는 게다.
얼마 전 경찰이 게임업체 서버를 해킹해 사이버머니를 훔치고 판매한 대학생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해킹을 통해 훔친 사이버머니는 6270경(京)이라고 한다.
1경은 1조의 1만배다.
1조의 1만배에 거기다 6270배가 더해진 액수다.
한데 더 놀라운 것은 사이버상에서는 경(京)의 상위단위 화폐 단위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1만배 단위마다 경-해(垓)-자-양(穰)-구(溝)-간(澗)-정(正)-재(載)-극(極)-항하사라는 화폐 단위가 있다는 게다.
더 있다.
갠지스강의 모래 같은 수에 1만배를 더한 수를 아승기(阿僧祇)라고 하고 거기에 1만배를 더하면 나유타(那由他), 또 1만배를 하면 불가사의(不可思議), 그 위는 무량대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인터넷 세상에서 통용되는 화폐 단위가 황당하기도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인터넷화폐가 현실 세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인터넷게임에서 사이버머니의 고액 단위에 익숙하다 보니 현실과 혼동해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절제한 과소비와 허영심을 부추기는가 하면 사이버머니의 현금 거래와 관련된 범죄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게임사이트 서버를 해킹한 대학생은 훔친 사이버머니 6270경을 15억원에 팔아 한 끼에 100여 만원의 식사를 하는 등 현실에서 그야말로 흥청망청 살았다 한다.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한국의 이상한 인터넷 세상’이란 제목으로 한국의 인터넷게임 문화가 온라인 중독과 각종 범죄를 유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자녀들이 빠져들어가고 있는 왜곡된 인터넷게임 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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