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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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도 귀신이요, 도깨비도 잡귀신 중의 하나다.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귀신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없어 나무.돌, 무엇이든지 모두 통과할 수 있다고 했다. 귀신은 또한 기기괴괴한 일을 좋아해 사람을 혼돈케 하는 짓을 즐겨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각각의 귀신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언젠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장계이의 ‘해동잡록(海東雜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즉 귀신은 영원불멸의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존재하다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귀신에 대한 우리 민담이나 전설상의 공통점은 귀신은 사람을 도와주는 일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쁜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귀신 중에도 도깨비라는 녀석은 경우에 따라 꽤 사람을 돕기도 하는 모양이다. 집안에 도깨비를 들여 대접을 잘해 부자가 되었다는 전설.민담들이 전해오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대접을 잘못하면 몽리를 부려 제가 부자로 만들어 놓은 주인집까지 다시 망쳐 놓고 달아나 버린다니 ‘도깨비 장난 같다’는 속담은 여기서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이 귀신 저 귀신해도 사람에게 도움은 주지 않고 못된 일만 골라 하는 귀신이 바로 ‘물귀신’인 듯 하다. 물귀신은 대개가 사람이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다. 이 귀신은 물 속에 가만히 있다가 사람이 물에 들어오면 잡아당겨 자기처럼 못살게 굴어야 직성이 풀리는 놈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물귀신 작전’이라 불러 오고 있다.

예로부터 사람이 연못이나 강물에 빠져 죽으면 그곳에서 고사굿을 지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어 ‘물귀신 작전’을 막아보려는 뜻에서다.
전래되는 칠독신(七瀆神)이란 것도 물귀신에 다름 아니다. 한강.압록강.두만강.대동강.덕진.가야진 등 전국의 7군데 큰 물도랑에 있는 신들인 것이다. 과거에는 이 칠독신의 물귀신 작전을 면하려는 염원에서 봄.가을에 오색의 축폐(祝幣)를 물속에 던지며 제사를 지냈었다.

엊그제 한나라당측은 “물귀신 작전을 펴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모두 대선자금의 모금과 집행내역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 검증 받자”고 제의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물귀신 작전은 원래 물귀신이 펴는 것. 그렇다면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뭍에도 물귀신들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요즘 국민들이 헷갈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정계 이곳 저곳에 물귀신들이 잠복해 있다면 큰 일이다.

이전에는 물귀신들의 ‘물귀신 작전’을 예방하기 위해 무당으로 하여금 고사굿을 하도록 했다. 혹시 우리의 정가 처처에 물귀신들이 꿈틀거리고 있다면 이들에 대한 고사굿판은 아무래도 무당이 아니라 검찰이 크게 벌여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나라의 액을 막을 수 있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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