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관광과 지역주민의 주체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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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근, 제주관광대학 항공컨벤션경영과, 논설위원>

지난 6월 한·아세안 정상회담 기간 중 아·태 창의 관광 포럼이 있었다. 포럼의 주 의제는 창의관광의 개념을 정의하고 지역 및 국가 중심에서 그리고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창의 관광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기본적이면서도 이론적인 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었다.

창의란 단어는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인류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자기 생존을 위해 인간은 창조적 활동을 해 왔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은 순간순간 창의적 활동을 본능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 관광이 오늘날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배경에는 창의라는 단어가 관광산업에 던지는 시대적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제주관광의 발전사를 보게 되면 주로 밭농사 또는 어업에 종사하면서 별다른 수익원이 없었던 제주 지역민들에게 초기의 관광개발은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 사업이었다. 관광단지가 조성이 되고, 호텔이 들어서고,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겨나고 관광객들이 늘어났지만 정작 관광지 지역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허탈감뿐이었다. 이처럼 개발이익으로부터의 지역주민의 박탈감은 지역민들이 관광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는 근원이 되었지만 관광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지역민들의 사업 역량 부족으로 인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이기도 하였다.


2009년, 제주도는 600만 관광시대를 내다보고 있다. 미래 제주 관광을 위해서는 양적인 관광보다는 질적인 관광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다. 관광객들은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패키지 위주의 수동적인 관광에서 벗어나 관광지 주민들의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여행 상품을 디자인하고 소비하는 자기 주도적 관광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발전과 항공노선의 확대는 관광도시들의 글로벌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관광은 대단위 관광지 조성을 통해 대규모 관광객을 유인하는 기업형 관광사업도 필요하겠지만 관광학습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미래 관광객들의 자기 주도적 관광패턴을 고려한다면 관광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해소시켜줄 수 있는 소박한 관광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자국 정상의 다녀갔던 관광지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일본의 4∼50대 중년 여성들이 감동했던 겨울연가의 촬영지가 인기를 끄는 것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관광객들은 눈에 들어오는 피사체의 모습보다는 그 공간에 숨겨진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무형의 정서적 공감대 또는 일체감을 형성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관광객들과의 정서적 일체감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들의 입장에서 마음으로 공간을 연출하고, 마음의 소리로 그들 속에 들어가야만 일체감은 형성될 수 있으며, 관광객과 관광대상을 연결시켜주는 메신저로서의 역할 그 자체가 관광객들의 일체감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동력원이 되는 것이다.


창의관광이 제주에 주는 시대적 메시지는 자기 주도적 관광이라는 새로운 관광패러다임에 따라 지역민들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관광시대로 도약하자는 것이다. 마음으로 관광객과 정서적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는 역할은 제주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 문화유산 해설사, 에코투어가이드 등 제주 관광만이 마음으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관광전문직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 관광의 노력에 따라 무수한 제주의 소재들이 무수한 제주 관광 전문 직종을 탄생시킬 것이다. 이제 창의 관광은 제주 사람들의 마음과 지혜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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