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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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중학교 음악교과 과정에 ‘그네’라는 노래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말봉 작사에 금수현 작곡의 노래다.
‘세모시 옥색치마/금박물린 저 댕기가/창공을 차고 나가/구름 속에 나부낀다/제비도 놀란 양/나래 쉬고 보더라.’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면 5월 봄 날 그네뛰기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때 그네뛰기도 여러 가지 종목이 있었던 듯싶다.
높이뛰기, 방울차기, 쌍그네….
우리의 아련한 추억 속에는 창공을 차고 나가 바람에 나부끼는 빨간 댕기와 남색 치마가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추억의 장면들을 오는 9월 제주 남북민족통일체육축전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몸을 단련하고 스피드도 있는 역동적이며 신도 나고 흥분도 시키며 겨루기도 하는 이 그네는 이 세상 어떤 스포츠보다 완벽한 경기일 것이다.
이런 그네의 기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說)이 있지만 대체로 북방 기마민족들이 성새(城塞)를 뛰어넘고 몸을 날렵하게 하는 무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북쪽 오랑캐를 치고 돌아올 때 전래시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문헌상 그네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무신정권 때다.

최충헌(崔忠獻)이 단오날 대궐에 나가 그네를 매고 문무(文武) 4품 이상 벼슬아치들을 모아 사흘 동안 그네 경기를 벌였다.

▲고려시대 때는 그네가 귀족들의 스포츠였다. 그네 경기가 벌어지는 광경을 고려사 기록에 보면 참으로 호사스럽기 그지없다.
수놓은 장막과 긴 휘장을 둘러치고 그 가운데 그네를 매어 무늬놓은 비단과 꽃으로 그네를 꾸몄다. 이런 귀족스포츠 그네가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평민들의 스포츠가 된다.

마을마다 동네 어귀 큰 나무에 그네를 매어놓고 단오절이나 마을 경사가 있을 때 그네 잔치를 벌였다. 이런 그네잔치에서 뽑힌 ‘장정 그네’(남자부) 우승자를 장사(壯士), ‘댕기 그네’(여자부) 우승자를 장녀(壯女)라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장사.장녀를 미리 마련한 꽃바구니 그네에 태워 공중높이 서서히 올리고 사람들은 축하의 뜻으로 동전을 그들이 탄 꽃바구니 속으로 던지는 것으로 잔치는 끝난다.

▲이번에 남과 북이 제주에서 열기로 한 그네뛰기 종목을 제주일보 7월 21일자에서 보면 일종의 ‘방울차기’ 같아 보인다. 선수의 기량에 맞게 정한 방울의 첫 높이에서 1m, 50㎝ 등 점차 방울의 높이를 올리면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네는 씨름이나 널뛰기 등과 더불어 우리 민족 스포츠의 3대 기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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