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의 지혜인 갈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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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후텁지근한 날씨에는 한 올의 실도 귀찮고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여름이 문턱에만 오면 꺼내서 찬바람이 불 때까지 즐겨 입는 옷이 있는데 바로 갈옷이다.

갈옷은 입으면 시원하고 땀이 나도 몸에 달라붙지가 않고 땀이 묻은 옷을 그냥 두어도 냄새가 나지 않아 항상 세탁한 옷을 입는 것 같다.

갈옷은 화학염료로 염색한 옷에 비해 항균성이 무척 뛰어나서 땀이 묻어도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고 또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완벽에 가깝다. 그러니 밭일을 하면서 입으면 시원하고, 또 땀이 묻은 것을 그냥 두어도 썩거나 냄새나지 않고 세탁도 물에 적셔 주물럭거리면 그만인 옷이니 얼마나 고마운 옷인가. 정말 조상들의 삶의 지혜에 고개를 숙일 뿐이다.

이렇듯이 우리는 조상이 일궈 놓은 삶의 지혜에 의존하여 어려운 여건에서도 극복하며 살아 왔다. 이제 제주가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가장 제주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인식에서 제주의 문화유산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때이다. 갈옷 또한 이제는 노동복의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 유사 갈옷을 만들어 유통시키면서 제주의 갈옷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시킬까봐 염려스럽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햇볕에 바래는 작업이 힘들어서 화학염료를 섞어 물들이는 경우가 간혹 있다. 갈옷은 색깔이 좋아서 입는 것보다 갈옷의 독특한 감촉과 살아 숨쉬는 옷감으로 자연을 입는 것이기 때문에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근래에 와서 호남지방에서도 단감을 이용, 많은 양의 갈천을 생산하여 상품화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인 갈옷을 극소수의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신뢰를 잃을까 걱정되는 것은 나만의 우려일까.

관광상품에는 우리의 진실한 마음이 녹아 있어야 다시 사고 싶은 상품이 되고 믿을 수 있는 상품이 된다고 본다. 이러한 면에서 갈옷에 대한 품질인증제를 실시했으면 한다. 그래서 누구나 인증마크를 확인해서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확신이 들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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