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화해와 포용으로 화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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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재 제주대 교수·생물학과·논설위원>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는 어떤 곳인가? 인구 56만, 지역내 총생산 8조원, 재정자립도 26%에 불과하지만 국제자유도시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특별자치도이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임과 동시에 평화의 섬이다. 2006년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더불어 세계적인 휴양 관광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하고 있는 곳이다. 도민들은 제주특별자치도 시행 후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도 하지만, 아무튼 외부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제주도특별자치도는 분명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그렇다면 제주특별자치도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 제주대학교는 어떠한 곳인가? 제주대학교는 11개 단과대학, 9개 학부(22개 전공), 52개 학과로 편재된 학부과정과 의학전문대학원, 로스쿨, 일반대학원 및 특수 대학원들이 설치되어 있는 종합대학으로, 2만여 학생과 교직원이 활동하는 지역 거점대학이다. 제주대학교는 도민의 사랑과 관심 속에 국가 및 지역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하고, 기초 및 응용학문 연구에 전념함과 동시에 지역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해야하는 국가교육기관이다.

그런데 갈길 먼 이러한 곳에 동시적 문제가 생겼다. 그 하나는 해군기지 건설추진 과정에서 촉발된 갈등으로 도지사를 상대로 한 주민소환 투표청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교육과학기술부발로 지난 1월 직선제로 선출된 제8대 제주대학교 총장 1순위 후보자에 대한 임용제청 거부 건이다.

두 경우 모두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매우 불행스러운 일이며,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중차대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시간외에는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으니 열대야처럼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일부 사람들은 제주특별자치도는 물론이고 이곳에 위치한 제주대학교가 세계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혁신적인 최고경영자(CEO)형 지도자를 영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한,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다양한 의식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다양성 사회에서 임명제가 아닌 직선제로 이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지역의 독특한 정서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고 과거의 선거결과들을 보드라도 이를 알 수 있다.

물론 직선제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 과정에는 파벌이 조성되고 상호비방 등 혼탁 양상도 나타날 수 있고, 선거 후에는 능력과 관계없이 논공행상 식으로 자기 사람 심기와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도 직선제는 다수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는 존경받아야 하며, 선출된 지도자는 최대한의 지도력을 발휘하여 지역사회 및 조직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정석이다.

서구 선진국 사회는 오랜 시간동안 단계적으로 성장·발전하였기에 갈등해결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제 분야가 그러하듯이 대부분 분야에서 단시간에 고도성장을 이룩한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파생되는 갈등을 치유하는 능력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인 것 같다. 현대와 같은 다양한 사회에서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다양한 의식과 가치들이 공존하고 있고, 공감대가 부족하면 소통이 단절되어 갈등으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화제와 같이 소통하는 능력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가 아니겠는가? 생물학적으로 보면 다양성은 진화의 원동력이다.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생명력은 다양성에 기반을 둔 역동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항상 화해와 포용, 그리고 화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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