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여성 폭력피해가 느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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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들은 갈수록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초·중·고교생들은 성적 지상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청년층은 구직난에서 오는 백수의 좌절감으로, 중장년층은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일자리 불안으로 심적 압박감이 엄청나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년 세대 역시 각종 소외의 고통에 노출돼 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경제난 등에 따른 상실감이 깊어만 간다.

이러한 때 가정과 가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상실감에 빠져 있는 가족 구성원들을 서로 이해하며 사랑으로 감싸 안을 때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 발전의 원동력을 재충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긴급전화 제주1366이 올해 상반기동안 위기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상담한 것을 집계 분석한 결과는 오늘의 실상을 웅변한다. 우선 총 상담건수는 2370건으로 같은 기간인 2007년 2149건, 2008년 2315건에 이어 3년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상담내용 가운데 가정폭력 문제가 1040건(전체의 43.9%)으로 압도적이었고, 부부갈등·이혼 등 가정생활관련 상담도 17.8%에 달했다는 점이다. 또한 상담과정에서 피해여성 105명이 긴급피난처로 보호조치 됐다는 점도 충격적이다. 월 평균 17.5명꼴로 위기의 여성들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는 여성부와 여성긴급전화 제주1366이 지난 5월20일부터 ‘찾아가는 현장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지난해 17건보다 2.5배나 급증한 57건의 현장출동 긴급요청 보호망을 강화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지역사회에 위기의 여성과 가정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실로 우리 이웃들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성의 위기는 곧 가정의 위기요, 가정의 위기는 사회와 국가의 위기다.

건강한 여성과 가정이 하나 둘 줄어들기 시작하면 지역사회의 발전과 나라의 번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럴수록 폭력은 상습화되고 ‘가정폭력의 대(代) 물림’이란 악순환을 낳을 뿐이다.

당국의 보호망 강화에 못지않게 위기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 보다 중요한 해법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인격체라는 기본인식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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