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자 이야기 - 사라지는 '농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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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때마다 대학생들이 펼쳐오던 농촌봉사활동(농활)이 최근 2~3년 전부터는 보기 힘들어져 농민들이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림읍 상명리 김명택 이장은 “지난 수십년 동안 7~8월에는 약속을 하지 않아도 20~30여 명의 대학생들이 마을을 찾아와 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나서 새참도 함께 했는데 이제는 옛 추억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선발대.후발대’로 나눠 남녀 대학생들이 마을을 찾아와 근 한 달간 흘린 땀만큼 주민들에게 정을 흠뻑 쏟아 놓고 갔는데 요새는 이러한 대학생들을 보기 힘들어졌다고 김 이장은 전했다.
“대학생들은 하얀 피부가 농부의 살결처럼 새까맣게 탔을 때 떠날 준비를 했고, 이날은 온 마을 주민들이 잔치를 열어 서로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며 김 이장은 말끝을 흐렸다.
노인 홀로 힘들게 농사를 짓는 곳에서 우선적으로 대학생들은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묵묵히 일했고 저녁에는 초.중학생들에게 과외교습을 해 줘 당시에 학생들이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근 신문을 보고는 어학 연수.자격증 취득 등으로 대학생들은 여름방학 때가 가장 바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김 이장은 “이젠 농촌도 모든 영농활동이 기계화되면서 일손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농활을 위해 젊은이들이 마을에 왔다는 것 자체가 활력과 힘을 북돋워 주었다”고 회고했다.
김 이장은 “농촌에 노인들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올 여름에도 젊은이들을 볼 수 없어 마을 전체가 너무 조용하다”고 말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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