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도에 따르면 손학규 지사가 지난달 미국 방문에서 미 정부 당국자들에게 미2사단의 조기 이전 반대 입장을 전한데 이어 지난 5일과 23일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과 조영길 국방장관을 각각 만나 관련 우려를 전달했다.
경기도의 관계자에 따르면 손 지사는 라포트 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2사단 재배치에 관한 미군측의 입장을 듣고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는 북핵위기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추진해 줄 것을 당부,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
경기도는 또 22일 한현규 정무 부지사의 입을 빌어 "미2사단이 이전하지 않도록 미군 및 가족들의 훈련과 생활 여건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2사단 이전에 원천적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현재 일본을 방문중인 손학규 지사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미국 방문 때 미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한미가 합의한 2단계를 거치지 않고 한꺼번에 한강 이북 미군을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같은 이야기를 라포트 사령관과 조영길 장관에게도 전했다"고 밝혔다.
손 지사는 또 "라포트 사령관과 조영길 국방장관에게 2사단의 조기 한강 이남 이전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했다"며 방미중 들은 미국의 조기 이전 추진 분위기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손 지사는 이 밖에도 조 국방장관에게 주한미군의 생활 여건을 개선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2사단 이전에 따른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 분위기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손 지사는 지난달 미국 방문기간에 미 국방부와 국무부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나 "주한미군의 65%가 경기도내에 있고 미군 재배치가 양국 국방당국 간 문제이지만 도로와 환경 등에서 지역민들과도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2사단 재배치의 신중한 추진을 당부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적인 발언에서는 표현을 완화시키기도 하지만 2사단 한강 이남 이전에 반대하는 손 지사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어 보인다"며 "경기도가 2사단 이전에 관한 나름대로의 대책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는 23∼24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3차 회의에서 2004~2006년까지 한강이북 미군 기지를 통합하는 1단계와 이를 다시 한강이남으로 옮기는 2단계로 나눠 미2사단 이전을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 손 지사가 미국에서 들은 전언은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초 합의대로 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이전시키려는 국방부 등 중앙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이전 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도측이 지속적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구체적인 이전 시기 조율은 물론, 전체적인 이전계획 수립 작업에서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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