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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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에서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여성 장관 강금실 법무를 극찬했다. “남자 장관 전부 합친 것보다 법무장관 한 명이 낫다”고 말이다.

최 대표의 이 말을 곰곰이 되씹어보면 참으로 묘미가 있다. 강금실 장관에게는 더없는 찬사인 반면,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남성 장관들에게는 다시 없는 모욕으로도 들릴 수 있다. 최 대표의 말을 뒤집어 보면 남성 장관들을 모두 합쳐도 여성인 강금실 장관 한 사람만 못하다는 뜻이 된다. 듣기에 따라서는 남성 장관들이 환장할 노릇이다.

특정의 한 사람을 치켜세움으로써 다른 특정 다수인을 무능력자로 만든 야당 대표의 해학 또한 수준급이다.
어쨌거나 강금실 법무는 장관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번 철도노조 파업 때도 법과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소신있는 장관이라는 평을 받았었다.

다른 장관이 맨 먼저 일주일씩 여름휴가를 갔다면 “나라가 어려운 데 장관이 무슨 휴가냐”며 토를 달았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금실 장관이 제 몫의 휴가원을 내자 ‘파격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들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강 장관이 대통령에게 한마디 하거나, 검사들에게 인터넷 편지를 띄워도 모두가 화젯거리로 등장한다. 그가 이렇듯 인기를 끄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판사 출신 첫 여성 법무장관, 빚만 있는 찢어지게 가난한 무주택 장관, 그러나 당당하고도 소신있는 장관 등등…. 아마 이러한 것들의 복합작용일런지 모른다.

그런데 최근 강금실 장관에 대한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흥미롭다. ‘리서치 앤드 리서치’가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강금실 법무장관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면”이라는 상정 아래 여론조사를 해 본 것이다.

이 조사에서 대권(大權) 주자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 중 박근혜 의원은 23.8%, 강금실 장관은 10.3%로, 박 의원이 크게 앞섰다. 하지만 호감도에서는 강 장관이 57.3%로서 박 의원의 56.9%를 앞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사람의 연상(聯想) 이미지 조사다. 강금실 장관은 최초의 여성법무장관, 똑똑하다, 당당하다 순인 반면 박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육영수 여사, 국회의원 순이다.

다시 말해 강 법무의 연상 이미지 발원(發源)은 본인인데 비해 박 의원의 그것은 부모의 후광이다. 그렇다면, 가정(假定)해서 이 두 여성이 대통령 후보로 맞섰을 때 누구를 뽑아야 하나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강금실 장관이 ‘제주의 딸’이라서가 아니라 잘만 크면 대통령감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남자 장관 모두 합친 것 보다 나은 여성 장관이니까. 차기는 모르되 차차기쯤 우리나라도 여성대통령 시대가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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