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친정 엄마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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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7월17일자 4면 머리에는 모처럼 밝게 활짝 웃는 여성들의 사진이 실렸다.

나이가 20, 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채로, 나이가 40,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여성들도 나름대로 한껏 멋을 내며 자리를 함께한 모습이다.

16일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 제주특별자치도회와 농협지역본부는 도내 농촌 이주여성 19명을 본부 회의실로 초청해 ‘친정어머니 맺기’ 결연 행사를 가진 것이다.

젊은 여성들은 결혼이주 여성들을 말하고, 중년 여성들은 고향주부모임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서로가 새로운 딸과 친정어머니가 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친정어머니들은 머나먼 낯선 이국땅으로 시집와 남편 등에게 의지한 채 제주사회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외국인 딸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필 것을 약속했다.

한 친정어머니는 “가슴 뿌듯하다. 앞으로 친딸 이상으로 자주 만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등 농촌가정 생활의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딸들은 새로운 친정어머니를 존경하며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그동안 가슴으로만 삭이던 고민거리들을 이제 새로운 친정엄마에게 떨어놓을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처럼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2007년부터 시작된 친정어머니 결연사업은 올해 58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 사업은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농촌생활 적응을 돕고 위풍당당한 제주아줌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사랑 나눔으로 평가한다.

앞으로 지역사회에 이주여성들을 보듬어 안는 노력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몰론 현재 도내에는 이와 비슷한 결연들이 몇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은 이주여성들을 평등한 인격체로 바라보기엔 아직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도내 이주여성 10명 중 1명은 이혼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이들은 농어촌 가정의 살림을 이끄는 주부요,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어머니다.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면 사회의 또 다른 위기다.

글로벌 시대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을 우리 이웃으로 포용하는 것이 위기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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