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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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大豆)라고도 불리는 콩은 여러 가지로 사람들에게 이로운 곡물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적당한 양의 철분과 비타민 B1, B2가 들어있어 영양분은 한우보다 높다고 한다.

예로부터 ‘밭에서 나는 소고기’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한 콩은 심장병과 암의 예방, 혈중 콜레스테롤 강하, 골다공증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콩을 발효시켜 만든 메주가 식체를 해소하고,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열상과 화독을 다스린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콩만큼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지는 말도 없을 것이다.

몹시 흥분하여 팔팔 뛰는 모습을 ‘콩 튀듯 팥 튀듯’한다고 한다.

콩이나 팥은 조금만 늦게 타작을 해도 꼬투리가 뒤틀리면서 알갱이가 튀어 수확을 하기가 힘들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처럼 이리저리 튀어 다니는 모습을 빗대서 제 성미를 못 이겨 방정떠는 사람을 일컫게 됐다.

또 말이 콩을 많이 먹어서 사납게 된 기운을 ‘콩기’라고 하는데서 세찬 성질의 사람을 빗대기도 한다.

사물이 마구 뒤섞여 뒤죽박죽된 것을 가리키는 말로 ‘콩켜팥켜’라고 하는데 이는 시루에 떡을 찔 때 떡의 재료를 순서 없이 집어 넣어서 어디까지가 콩켜고 팥켜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회창 선진자유당 총재가 한나라당을 ‘콩가루 집안’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내부의견 조정조차 하지않은 채 논란이 많은 미디어법 처리를 밀어붙이자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취지다.

콩가루는 가볍고 점성이 없어 약한 바람에도 쉽게 날아가는 것에 빗대 서로 유대감이 없어 화합하지 못하고 제멋대로인 한나라당을 질타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고보니 국회는 지금 ‘콩켜팥켜’인 상황에서 ‘콩기’를 지닌 여야 의원들이 서로 ‘콩 튀듯 팥 튀듯’하는 형국이다.

하나 더 보태면 징역살이를 ‘콩밥 먹다’라고 한다.

국회의원이 일반인보다 콩밥 먹을 확률이 높고, 실제로 콩밥을 먹었던 의원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래저래 콩과 국회의원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천생연분인 모양이다.

하긴 다들 마음은 콩밭에 가 있으니 국민들은 어찌할꼬.
<김홍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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