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에 복(伏)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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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무더위는 유난스러운 느낌이다.
후텁지근하고 눅눅한 열대야의 밤은 더욱 견디기 쉽지 않다.
초복(16일)과 중복(26일)이 지났지만 보신탕(보양탕) 혹은 멍멍탕이라는 구탕(狗湯)도 제철을 만났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복(伏)날’이란 이미지에는 이 멍멍탕 개(狗)가 있다.
그런데 서양에서도 요즘 같은 무더위 복날을 ‘도그데이(Dog Days)’라고 부르는 게 재미있다.
그러나 그 유래가 우리는 ‘개를 먹는 날’이지만 서양의 ‘도그데이’는 ‘시리우스’라는 ‘개별(天狼星)’이 뜨는 시기에서 유래했다.

▲요즘 ‘개’가 많이 팔리는 곳은 멍멍탕집만이 아니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도, 하나도 변하지 않은 우리 정치판에서도 ‘개’가 잘 팔린다.
할말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개판’이다.

날이면 날마다 계속되는 정치판의 싸움으로 무더위를 더욱 끓게 하고 있다.
걸핏하면 ‘개 같은 X’이요, 툭하면 ‘개XX다’다.
우리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공작’이요 ‘시나리오’이며 ‘음모’가 아닌 것이 없다.

그러다보니 ‘음모론’을 제기하는 상대방에게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바로 음모론’이라는 그야말로 ‘개 같은’ 말이 나왔다.

▲이른바 ‘386음모론’이란 것도 그렇다.
‘굿모닝 사건’을 계기로 여권내 386 핵심 참모들이 ‘정치권 물갈이’를 음모하고 있다는 것인데,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물갈이와 세대교체라는 정치개혁이 맞물려 있다.

상황이 이쯤되니 정치판에서도 우리 사회에서 직장인들의 눈물을 뽑았던 ‘사오정’론과 ‘오륙도’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45세 정년이라는 ‘사오정’론과 56세까지 해먹으면 도둑놈이라는 ‘오륙도’설이다.

그래서 요즘 정치판에 책임있는 자리는 ‘사오정’이고 정치현역을 56세까지 하다가는 도둑놈이 되어서 감옥소에 간다던가….

▲제주일보 28일자 보도를 보면 정치판만이 아니라 우리 제주사회도 그야말로 ‘개판’이다.
10대들이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낯선 이와 만나 하룻밤 번섹(번개섹스)을 하는 이른바 ‘원 나이트 스탠드’가 유행이라나….

성관계를 의미하는 ‘번섹’도 옛말이고 이제는 ‘땡땡이’, ‘달리기’라고 한다는데.
이러니 보통 사람들도 ‘개 같은 세상’이라고 하고 ‘개 같은 X’이라고들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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