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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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에는 독특한 성격이 있다. 화폐는 사랑에 비견할 만한 즐거움의 가장 큰 원천인 동시에 죽음에 비견될 수 있는 걱정거리의 원천이기도 하다”. 빈부 문제가 아니라 불황시 화페 가치를 우려한 경제학자 갈브레이드의 지적이다.

그는 저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화폐는 풍부하지만 거의 믿을 수 없는 존재였거나, 아니면 믿을 수 있지만 아주 부족한 존재였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라면서 “화폐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제3의 고통이었다”고 적고 있다.

다시 말해 “화폐란 믿을 수 없는 존재임과 동시에 부족한 존재였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역시 달러화의 고갈이 자초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겪은 고통은 말할 수 없이 컸지만 세계 화페인 달러의 가치와 위력을 실감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부수적인 소득이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미국의 힘은 달러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승리 역시 무기경쟁 이전에 달러전의 승리였던 셈이다. 더욱이 전후 동.서 진영의 냉전 종식이야말로 막강한 달러의 힘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이제는 무기가 아니라 미국의 달러화가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러시아와 동독을 비롯한 많은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 역시 달러를 앞세운 서구권 경제력이 주도했다.

옛 소련이 무너진 이후 모스크바 시내에 가장 먼저 출현한 것은 코카콜라.햄버거와 청바지를 입은 젊은이들이었다. 제일 먼저 크레믈린 요새에 진입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을 상징하는 상품들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을 제외한 모든 사회주의 국가의 공통사안이었다. 그들에게 달러는 사랑에 비견할 만한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결국 그들은 달러화를 나라의 빈곤을 퇴치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요술방망이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의 은신처에서 무려 1억달러에 달하는 현금과 비아그라와 콘돔이 발견됐다고 한다. 남성 발기촉진제인 비아그라와 피임도구 콘돔 모두 미국인들이 만든 제품이다.

그들은 죽음 직전까지 미국에 저항하면서도 미국 돈과 미국의 상징적 물품들을 지니고 있었다. 나라를 미국에 내주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달러화에 대한 애착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미국의 힘과 달러화의 위력,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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