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追更 심의’의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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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도의회가 심의.통과시킨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이율배반이라는 평을 면할 수 없다.
우선 도의회가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선심성 예산이나 홍보비, 시책사업비, 그외 불요불급 예산들을 선별 삭감한 것은 평가할만 하다. 그리고 추경예산 삭감액 중 21억5000만원을 해외채 상환 기금으로 돌린 것도 잘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심의 당사자인 도의원들의 해외시찰과 관계된 ‘선진지 행정개혁 우수사례 조사비’에 대해서는 도리어 4500만원을 증액시킴으로써 ‘염불보다 젯밥’이라는 쓴소리를 듣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경남 서부지역 제주관광 홍보사무소 개설비 5000만원, 동남아 신한류(新韓流) 관광마케팅 3000만원 등 을 전액 혹은 큰 폭으로 삭감한 것도 관광활성화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도의회의 평소 태도와는 상반된다.

특히 제2회 추경예산안과 관련, 대학생 해외배낭연수에 대한 의회의 대응도 신속하지 못했다.
물론, 첫째 잘못은 제주도 당국에 있다. 인솔 공무원.교수의 여비까지 포함, 13억3500만원이나 드는, 예산서에도 없는 대규모 대학생 해외배낭연수 사업을 착수하면서도 의회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은 아무리 선의로 해석하려 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다. 더구나 대상 학생까지 선발, 출국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니 말이다.

그러나 대학생 해외연수 소식은 추경안 제출 전부터 널리 파다해 있었다. 일반 도민들도 알고 있었던 것을 의회가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설사 도의 처사가 못마땅하더라도 예산심의 때 보자는 식으로 나올 게 아니라 사전에 그에 상응한 대책을 마련, 제주도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았어야 옳았다.

도의회가 시기를 놓치다 보니 해외연수 경비가 편성된 추경안을 심의할 즈음에는 이미 대상자 선발이 끝나 수속이 진행 중이었다. 의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궁지에 몰린 셈이다. 그래서 나온 궁여지책이 인솔자 여비를 포함, 5억3500만원 삭감이라는 어정쩡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결국 도의회는 집행기관에 놀아난 셈이 되었고, 해당 학생들에게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제주도 당국은 그들대로 신뢰를 잃었고, 대학들과 선발 학생들은 또 그들대로 혼선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제주도에 있지만 의회 역시 부차적인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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