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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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이야기 할때 거론되는 훌륭한 두 어머니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와 한석봉의 어머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집을 시장 인근에서, 묘지 부근으로, 마지막으로 서당 옆으로 옮기는 삼천지교(三遷之敎)했다. 한석봉의 어머니는 솜씨있게 썬 떡으로 아들을 깨닫도록 해 조선 최고의 서예가로 키웠다.

사교육 없는 학교, 기숙형 공립고, 전원학교 등등.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교육 개혁 방안이 숨가쁘게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예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제주형자율학교, 농어촌학교군, 농어촌우수고 등을 덧붙이면 도내 웬만한 학교는 ‘공교육 강화 타이틀’ 하나씩 갖고 있다. 타이틀에는 두둑한 상금도 뒤따르고 있다.

2007년부터 도내 9곳 도심공동화학교와 농촌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했던 제주형자율학교는 현재 초14, 중6, 고5 등 25개 교로 늘어났다. 신규 학교에는 특성화프로그램 운영비로 최고 1억원, 재지정 9개교에는 최고 5000만원까지 지원됐다.

기숙형공립고로 지정된 애월고, 성산고, 표선고는 내년 3월에 기숙사를 신축해 문을 연다. 애월고와 표선고는 인문계로 전환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공교육 내실화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사교육비 없는 학교로 도내 초1, 중1, 고5 등 7곳이 지정됐다. 해당 학교는 도남초, 조천중, 서귀포고, 신성여고, 오현고, 제주중앙여고, 한림고 등이다. 이들 학교는 우선 1차년도(2009.7∼2010.6)에 학교당 1억원 내외를 지원받아 수준별 이동수업, 무학년 특기·적성프로그램 운영, 우수 외부강사 초빙, 기초학력부진 학생 학력 향상, 수월성 교육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고산초와 성읍초는 전원학교로 선정됐다. 이들 학교는 학생들이 돌아오는 농산어촌 학교의 성공모델로 육성된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2년 간 총 21억원이 투입돼 교정에는 자연체험학습과 생태연못, 잔디운동장, 산책로 등이 조성되고 교실에는 전자칠판과 디지털교과서 등 최신 교육기자재를 갖추게 된다.

각급 학교에 대한 인적 물적 투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영어회화전문강사로 초등 30명, 중등 30명 등 총 60명이 초·중·고에 배치된다. ‘4개월 짜리’ 인턴교사에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논란을 빚고 있지만 학습보조 인턴교사도 345명이 채용된다. 도내 169개 초·중·고에 영어과 수준별 이동수업과 영어도서실 기능을 갖춘 영어전용교실이 시설된다. 이미 모든 학교는 학생들이 추위에 떨거나 더위에 시달리지 않도록 냉·난방시설을 갖췄다.

이제는 맹모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노심초사하면서 찾아나섰던 교육적 환경은 많이 개선된 셈이다. 문제는 경쟁력 있는 학교로 키우는 데 누가 석봉의 어머니처럼 나설것인가 이다.

우선 학교장이 나설 수밖에 없다. 변화의 바람 속에 요즘 학교장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웬만한 도민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비전과 역량이 기업 사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듯, 학교장이 어떤 교육철학과 비전을 갖고 학교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학교가 달라질 수 있다. 학부모들이 교장공모제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교 간 교육품질 향상 경쟁에 학교장이 선두에 설 수 밖에 없다.

지자체와 지방의회도 힘을 보태야 한다. 인천시의회는 지난해 ‘인천시농어촌 기숙형 학교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매달 수십만 원에 이르는 기숙사비 문제를 해결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촌지역 학부모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자식 앞에서 몸소 모범을 보이면서 따르도록 한 한석봉의 어머니 같은 교육마인드가 제주교육 현장에서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

<고동수 교육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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