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과 대학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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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참여정부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하여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며, 산업체.대학.연구소.지자체 등 지역의 주체들이 협력하여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하는 지역 발전의 핵심역량으로 지방대학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한다. 제주의 지방분권화에 도내 대학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내 대학의 현 상황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도 도내 신입생들의 자연감소로 모집정원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백화점 나열식 운영으로 인한 양적 팽창이 대학들의 특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반면 제주의 산업환경이 관광으로 특화됨에 따라 최근에는 관광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타도시 학생들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내 대학을 선택한 이유로 학생들은 “제주도는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현장실습의 기회뿐만 아니라 졸업 후 취업의 기회도 많을 것이다”라는 점을 꼽고 있으며, 학부모와 담당교사가 관광지로서 제주도에 대하여 가지는 긍정적 이미지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제 대학 선택은 대학 그 자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중심으로 산업환경 그리고 지역의 이미지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대학들의 역할을 더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도내 대학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은 지역산업 그리고 지자체 등 삼자의 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학들의 자기개혁을 통한 특성화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산업체 그리고 지자체는 도내 대학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동반자적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산업체는 우선 시장 변화에 대한 정보를 대학에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신상품 개발뿐만 아니라 교육과정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게 하며, 대학생들의 현장실습을 포함하여 취업에 이르기까지 공동 노력을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결실을 이룬다면 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재교육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보다 양질의 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자체는 산업환경 개선을 위하여 투자자 또는 외부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학이 아무리 양질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수진을 확보하고,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지역기반산업이 이러한 인력들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대학은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는 다양한 인적자원 확보를 위하여 타도시의 젊은 인력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매년 1000여 명의 도내 고교생들이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제주를 떠나고 있다. 그만큼 제주의 인적자원은 질 그리고 다양성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내 대학에 입학하는 타도시 학생들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그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방분권의 시대는 대학 선택 또는 취업을 목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시대이다. 대학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방분권을 능동적으로 열어 나가는 도시에는 인구 유입이 늘어나겠지만, 이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도시는 생존게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사례를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도시들은 보여주고 있다.

지역 변화의 주체가 달라지는 지방분권 시대에 그 변화는 대학이 주도해 나가겠지만, 여전히 그 책임은 산업체, 지자체 그리고 모든 제주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곧 함께 사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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