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살아 숨쉬는 제주시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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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피서관광이 절정을 이루어 지난 3일 하루에만 제주국제공항에는 특별기 64편을 포함해 286편의 항공기가 투입, 하루 공항 이용객수가 최고를 기록했다. 그와 더불어 숙박, 렌터카, 골프장 등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관광객들이 대거 제주를 찾고 있지만 제주도의 번화가인 칠성로 주변에서는 제주지역 경기가 침체돼 살기가 힘들다고들 한다.

칠성로에서 탑동, 산지천은 사실상 과거 제주의 관문이나 다름없고 모든 교역의 중심지였다. 제주인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장소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과거의 영화가 되살아나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독특한 제주의 문화가 살아 숨쉬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시에서 실시하는 한여름 밤의 해변축제나 목관아에서 공연되는 상설 토요예술한마당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제주시는 좀더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해 관광객들과 지역주민이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공항과 부두 터미널에 상주한 관광협회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각종 행사내용을 소개하고 제주를 알리는 홍보책자 등을 나눠주는 등 공격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과거 제주도민의 쉼터이자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의 고향인 제주바다를 매립한 탑동에 예술인들이 재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다양한 공간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탑동과 동부두 등지에 과거 제주를 노래한 무수한 예술인들의 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상징물을 마련하는 것도 방편이 될 것이다.

명실공히 예술의 마당을 제공하려면 틀에 짜인 전문예술인들의 무대도 중요하지만 아마추어들도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강구해야 할 것이다. 행위 예술가들이 언제든지 공연할 수 있도록 하고 미술인들도 전시실에서 뛰쳐 나와 거리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곳을 제주의 전통문화와 요즘 세태에 걸맞은 현대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종교인들 또한 한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한다면 마음껏 선교활동을 벌일 수 있게 해 탑동을 문화의 복합시장(Melting Pot)으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

고향을 상기시켜 주는 과거 건물들을 허물어 아쉬움으로 남지만 산지천으로 연결된 곳은 복원 후 그나마 과거의 제주를 느끼게 해 다행이다. 특히 북신장로 쪽 옛 건물들은 새로운 건물을 건설하는 것을 배제하고 시에서 보조를 하든지 해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관광객들이 항상 가고 싶어하는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 와프(Fisherman’s wharf)나 밴쿠버의 그린빌 섬(Granville Island)에서도 수많은 예술인들이 행위예술을 비롯한 공연을 연중 시행하고 있고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는 화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그 지역 건물들도 새로운 건물을 지양하면서 기존의 오래된 창고들을 부수지 않고 관광자원화시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이곳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문화활동과 보존정책이 이 지역 경기를 연중 북적이게 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매혹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시에서는 이런 유명 도시관광지를 벤치마킹하고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예술인 단체와 대학에 산재해 있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을 불러들이는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

지역상가들도 침체된 경기만을 탓하지 말고 문화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한다. 칠성로에 주차공간을 없애 자동차 없는 거리를 조성해 쉼터를 제공하고 거리의 예술가들이 마음껏 공연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 과감성을 보여야 한다.

지역주민과 제주시가 한마음으로 협조해 칠성로를 중심으로 산지천과 탑동, 목관아, 용연을 잇는 문화벨트라인을 구축하여 사시사철 문화공연 및 활동이 시연되면 연중 사람들이 몰리는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지역을 제주문화의 심장부로 각인시킬 때만이 단지 눈요기 관광만이 아닌 문화를 함께 즐기려는 다양한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을 몰려오게 할 것이며 지역경제가 더불어 되살아나는 제주의 관문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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