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진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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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을 보면 시대의 흐름이 보인다.’
유통업체들의 경기 진단법으로 비교적 정확성을 지닌다.
많이 팔린 상품은 유행과 소비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불황의 그림자가 전국 곳곳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런 와중에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돋보이는 매출실적을 올렸다면 그야말로 히트상품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미니스커트가 상반기 패션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다.
불황에는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패션계 속설이 맞아떨어진 것일까.

▲사실 다가올 경기를 미리 진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지표들에 대한 조사시점과 발표시점이 한 달 이상 시차가 난다.
민간기업들은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를 보고 경기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더욱이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읽을 수 있는 시장바구니 지표들은 너무 한정돼 있다.
실물경기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CEO(최고경영자), 경제연구소 등은 선험적인 지표를 갖고 나름대로 경기를 예측한다. 이들은 독특한 ‘감(感)’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 감이 위력을 발휘하면 히트상품이 된다.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일기예보를 듣지 않고도 날씨를 예측해 왔다. 무릎 관절이 쑤시면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고 정확히 예보했다. 이쯤 되면 전문가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실물경기 진단은 업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들의 노하우는 이웃과 군중 속에서 맥을 짚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테면 쓰레기가 늘어나면 ‘호황’ 신호이고, 등산객이 증가하면 ‘불황’ 신호라는 식이다.

쓰레기 물동량이 늘어난 만큼 소비성향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고, 산을 오르면 자신감과 복잡한 세상을 벗어나는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오후 시간대 레스토랑에 주부손님이 늘면 호황이고, 병맥주보다 소주와 생맥주 소비량이 늘면 불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가을 문턱인 입추(立秋)를 넘어선 지금, 경기 진단은 어둡기만 하다.

올 가을에도 미니스커트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는 데 스스로는 방관자가 아닌지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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