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주시가 운행하고 있는 청소차량은 모두 62대다. 일반쓰레기 수거용 48대, 음식물쓰레기 수거용 10대, 도로 청소 전용 4대가 그것이다.
원칙대로라면 이들 청소차량에 대해서는 시 본청을 비롯해 동사무소별로 시민들이 잘 드나들지 않는 곳에 정식 차고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인지 제주시 당국은 마땅한 차고지를 아직껏 장만해 주지 않고 있다.
이런 형편에서 청소차들이 갈 곳은 어디겠는가. 결국 궁여지책으로 사라봉 공원 입구인 옛 오일시장 주차장과, 시가지 한복판인 종합경기장 주차장, 그리고 각 동에 있는 공용주차장으로 갈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은 말하나마나다. 특히 여름철에 있어서랴. “산책을 위해 사라봉 입구를 지날 때면 악취가 풍겨 불쾌하다”는 현지 주민의 불평은 당연한 것이다.
그곳 주민뿐이 아니다. 한 시민은 제주시청 인터넷 신문고까지 두드리고 있다. “사라봉 주차장이 청소차량 차고지냐”는 호소다.
현지 주민의 불평이나 인터넷 신문고를 울린 시민의 호소를 제주시는 결코 귀넘어 들어서는 안 된다. 일선 행정으로서 시정(市政)을 잘 펴려면 큼직큼직한 대형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심가.변두리, 큰길.골목길, 큰 집.작은 집, 부자 동네.가난한 동네 가리지 않고 행정력을 고루 미치게 하는 것도 대단히 필요하다.
청소차량의 무분별 주차로 인한 민원(民怨)은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종합경기장 주차장도 그렇고, 각 동 공용주차장도 그렇다.
제주시 관계자의 말처럼 청소차량에 대한 미관.청결관리 철저도 임시 해결책이 될지는 모르나, 그것이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부지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빠른 시일내에 공식적인 차고지를 마련하는 게 최상의 대책이다.
제주시가 이미 차고지증명제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민간 사업자들에게는 차고지를 확보토록 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시 스스로는 청소차 차고지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그것은 관광객들에 대한 제주시 이미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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