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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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사람들은 현실 도피적 환타지를 원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한다.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남녀 17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인이 원하는 초능력 유형’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응답률 1위(41.0%)는 일과 연애(또는 가정)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슈퍼맨 형’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어떤 프로젝트도 마법같이 기획하고 만들어 내는 ‘해리포터 형’(21.1%), 강도 높은 업무 스트레스에도 빠른 회복과 재생능력을 갖춘 ‘엑스맨 형’(15.3%), 거미줄 같은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는 ‘스파이더맨 형’(10.4%), 야근도 술자리도 문제없는 야행성 스타일 ‘배트맨 형’(6.8%) 등 순이었다고 한다.

직장에서 슈퍼맨이 되라는 압력이 높아만 가는 요즈음이다.

▲‘초능력자’로 대변되는 슈퍼맨은 역사적 시대상황과 밀접해 있다.

첫 등장은 1938년 미국의 만화잡지 액션코믹스에 만화 ‘슈퍼맨’이 실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인들은 1929년부터 불어 닥친 세계적인 대공황 여파로 절망과 좌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붉은 망토를 입은 채 홀로 악의 무리와 싸워 지구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활약상은 나무할 데 없는 슈퍼 히어로였다.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단순에 사로잡으며 대박을 터트리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이어 라디오 소설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던 슈퍼맨은 1978년 영화 ‘슈퍼맨’의 첫 개봉으로 세계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지난주 ‘한국판 슈퍼맨들의 만남’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47)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재활의학과 이승복 교수(44)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상묵 교수는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 지질탐사 도중 차량전복 사고로 목 아랫부분을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가 된다. 이승복 교수는 1983년 미국 고교시절 체조선수로 공중회전 훈련도중 떨어져 사지마비라는 장애선고를 받게 된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 별명이 모두 ‘슈퍼맨’ 이다. 미국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이었으나 1995년 낙마사고로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라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와 닮았다는 것이다.

한국판 슈퍼맨들은 “나의 장애는 더 이상 불행이 아니다. 꿈을 갖고 긍정적으로 노력한다면 기회의 창이 열린다”고 말한다.

앞으로 이들처럼 진정한 슈퍼맨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를 고대한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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