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보석이라 불리는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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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고 환상적이면서도 신비스러움을 안겨주는 액체의 보석으로 각광받는 향수는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그 빼어난 예술성으로 인해 ‘미의 완성을 위한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은 상큼하고 강렬한 향기를 풍기는 4711 오데코롱(Eau de Cologne)을, 조세핀(나폴레옹의 첫 번째 부인)은 달콤하고 섹시한 무스크(Musk) 향을 좋아했다.

로즈마리(어원;바다이슬)이 주성분인 오데코롱은 나폴레옹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키가 작아서 열등의식이 있었던 나폴레옹이 강력한 남성을 상징하는 로즈마리의 향내를 이용하여 극복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플로랄(Floral)은 꽃향기를 말하며, 향수의 중심이 되는 향기이다. 향수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꽃향기로는 장미, 자스민, 라일락, 뮤게(muguet;은방울꽃)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천연에는 존재하지 않으면서 천연물을 연상하는 methyl ionone과 니트로무스크(nitromusk)의 성공적인 합성은 합성향료 개발의 꽃을 피우는 기폭제가 되었다. 현재까지 합성향료는 4000여 종이 개발되었으며, 매년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고 있다.

“향수계의 미래는 화학자의 손안에 있다. 우리들이 아주 새롭고 독창적인 어코드(accord;향기를 발하는 개개의 물질 몇 가지를 조합하여 하모니를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를 만들려면, 새로운 합성향료를 만들어내는 화학자에게 의지해야 된다.”라고 Chanel No. 5를 창작한 조향사 어네스트 보 (Ernest Beaux)가 말한 것이 오늘날의 향료계에 정확히 들어맞는 말이다. 그래서, ‘향수는 화학과 예술 사이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향료를 배합한다’는 것은 화가가 물감을 섞어서 자연의 색을 표출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연 또는 합성 향료를 소재로 목적하는 꽃의 냄새 혹은 상상적·환상적인 냄새를 창출하는 예술 작업이다.

이처럼 향수가 생명력을 가지고 독특한 영역을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향수의 여명기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향료가 사용된 것은 ‘삼국유사’에 고구려 스님 묵호자(아도화상)이 신라 땅에 들어와 ‘공주의 병을 향을 피우고 정성껏 기도를 올려 치료했다’는 기록으로 봐서 서기 5세기 이전에 이미 고구려에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묵호자는 서기 5세기경에 혈혈단신으로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학문과 함께 향료 이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당시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방향요법(aromatherapy)을 도입한 선조들의 번뜩이는 선견지명을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제주 특유의 브랜드로 한라산의 정기, 상큼한 바다의 향기, 그리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람의 아들 양용은의 열정을 담은 세계적인 예술품, 향수를 탄생시킬 시기가 도래했다.

<제주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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