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리는 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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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는 잉어목에 속하는 민물고기의 한 종류로 우리나라에 두루 서식한다.

주로 연못이나 도랑 등 물의 흐름이 약한 곳에 서식하는 데 몸통의 등은 어두운 색이고, 배 쪽은 밝은 담황색을 띠고 있다.


진흙 속에 있는 유기물을 주요 먹이로 하는데 다 자란 길이는 20cm 안팎이다.


미꾸라지는 모기 유충(장구벌레)을 먹어 모기의 숫자를 줄여주는 역할도 해 우리에게 이로운 민물고기다.


또 미꾸라지는 식용으로 쓰이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추어탕이다.


미꾸라지를 다른 말로 추어(秋魚)라고 해서 추어탕이 생겨났는데 산채 통으로 끓이거나 으깨어 끓이는 두가지 방법이 있으며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꾸라지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이로움을 주지만 막상 미꾸라지가 들어가는 말은 그리 썩 좋은 뜻으로 사용되지는 않는 듯 싶다.


▲우리 옛 속담에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본 뜻은 미꾸라지가 먹이를 찾기 위해 유속이 적은 물 속의 바닥을 파헤쳐 흙탕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받아들이는 의미는 어떤 모임에서 혼자 잘난 척 하거나 자기 혼자만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은 아랑곳 하지 않을 때 흔히 이런 말을 쓴다.


엊그제 소비자고발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몇 안되는 미꾸라지들이 맑은 연못을 흐리는 모습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먹는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일부 악덕업자들의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이 제주흑돼지의 불법 유통, 판매를 고발하는 것이어서 관심있게 지켜봤다.


흑돼지에다 흰돼지를 섞어 팔고, 돼지 껍데기를 불에 그을린 후 흑돼지로 둔갑시켜 유통.판매하는가 하면 수입산 흑돼지를 제주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가 낱낱이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제주의 이미지가 땅속 아니 저 해저 밑으로 추락한 느낌이었다.


▲제주지역 식당 14곳과 수도권 식당 8곳 등 22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흑돼지 가운데 10곳에서 이러한 불법행위가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제주경찰이 가짜 제주산 흑돼지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제주도와 농산물품질관리원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제주지역뿐 아니라 서울지역 업체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 가짜 흑돼지 유통경로를 철저히 추적해 공급책을 검거키로 했다.


정확한 실태는 수사결과 밝혀지겠지만 이를 미연에 방지할 대책은 과연 없었는 지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비자의 신뢰는 한 번 잃게 되면 왠만해선 회복하기 힘들다. 이번 기회에 맑은 연못을 흙탕물로 만드는 일부 악덕업자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소비자들로부터 제주특산물인 흑돼지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이 뿐이다.<한문성 편집부국장>msh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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