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무안당한 ‘농업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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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청와대를 방문, 노무현 대통령에게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잘못된 농업통계 때문에 무안을 당했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도 대통령에게 직접 당한 것이라면 모르되, 그 자리에 배석했던 한 수석비서관에게 당한 무안이라니 한편으로는 매우 불쾌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도대체 제주도 농업통계가 어느 정도 엉터리였기에 그러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지난 23일 우근민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주도의 현안들을 보고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감귤문제가 보고된 것은 물론이다. 우근민 지사는 제주 감귤을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폐원사업비를 지원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때 배석했던 한 수석 비서관이 “감귤을 폐원하는 데 몇 년을 지원했으나 면적도 줄지 않고, 통계도 맞지 않는다”고 무안을 주었던 모양이다. 건의를 하던 도지사가 얼마나 맥이 풀렸겠으며, 건의를 받던 대통령은 또 오죽 실망했겠는가. 우리 도민들 또한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정부의 감귤원 폐원 지원은 지역 현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그래서 제주도는 폐원 사업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사안이다. 대통령에게 지원을 건의하게 된 사연이다.

이렇듯 중요한 문제가 대통령에 대한 건의과정에서 통계 잘못으로 불신을 받고 말았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나 우려된다.

비록 청와대에서 무안을 당했다고 해서만이 아니다. 통계야말로 모든 정책을 입안(立案)하는데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을 이루는 중요 자료다. 그러므로 잘못된 통계 자료로 세워진 계획이나 정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제주도의 농업통계는 감귤만 잘못된 것이 아니라 맥주보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생산 예상량의 통계 잘못으로 초과 물량에 대한 추가 매입을 농림부에 건의하는 등 야단법석이었으나 정작 실제 물량은 계약생산량에도 못미친 86%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만저만 난센스가 아니다.

이러한 엉터리 농업통계를 갖고 정책을 펴 왔으니 제주도 농정이 어떠했겠는가 하는 것은 물으나마나다. 제주도는 이번 청와대에서 당한 무안을 농업통계 혁신의 좋은 계기로 삼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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